“큰 비용 불구, 익숙한 조건 하에 대결하는 것 중요”


2026년 1월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즈, 2위 야니크 신네르와 대결(현대카드 슈퍼매치 14)이 선심(Line Umpire) 없이 AI(인공지능) 기반의 전자 판독 시스템만으로 치러진다.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열린 거의 모든 테니스 경기에선, 설치에 억대 비용이 들다 보다 AI 기반 전자 판독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았다. 예전 방식대로 인간인 선심(Line Judge 또는 Linesman)이 공이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 판정했다.
WTA500 코리아오픈 등 극히 일부 대회에서만 선심이 우선 판정한 뒤 이의가 있으면 선수가 챌린지를 신청, 호크아이(Hawk-Eye)를 통해 확인하는 시스템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대결에선 첨단 기술이 아예 선심을 대신한다. AI와 다수의 고속 카메라를 활용한 호크아이(Hawk-Eye) 기술을 결합한 전자 판독 시스템이 공의 궤적을 정밀하게 추적해 인/아웃을 판정, 즉시 콜까지 한다.
이뿐 아니라 풋폴트 등 선수의 실수까지 인식해 자동 음성으로 지적한다. 선수는 모든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이미 세계 테니스계에서 전자 판독 시스템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ATP가 2017년 ‘넥젠 파이널’부터 선심 없이 자동 판정 시스템만으로 대회를 치르는 것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메이저 대회가 이를 도입하면서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2021년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처음으로 호주오픈이 해당 시스템을 적용해 대회를 치른 뒤 2022년 US오픈, 2025년 윔블던이 뒤를 따랐다. 공 자국이 표면에 찍히는 클레이코트에서 대결하는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만 유일하게 이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뿐이다.
이번 이벤트를 주관하는 세마스포츠 관계자는 “선심을 활용할지, 말지를 고민하다 요즘 선수들에게 익숙한 환경이나 조건 하에 대결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큰 비용이 들더라도 전자 판독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알카라즈와 신네르는 경기 직후 자신의 팀과 함께 전세기로 올해 첫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호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현대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