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내용 동의안 행정 실수로 2차례 제출
시민이 맡긴 행정력 낭비와 행정 신뢰도 하락
김현택 의원, 의회도 부끄럽고 모두 부끄러운 일

▲ 남양주시 복지환경위원회. /사진제공=남양주시
▲ 남양주시 복지환경위원회.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시가 위탁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해 가결됐으나 뒤늦게 실수를 발견해 같은 내용의 동의안을 재차 의회에 제출해 의회의 질타를 받았다. 

시의회는 집행부의 동의안 상정을 강하게 질책하면서도 부결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해당 동의안을 가결했다.

집행부의 안일한 행정으로 신뢰는 떨어지고 시의회는 두 번이나 같은 안건을 심의하며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양주시는 지난 7월 16일 열린 제313회 남양주시의회 임시회에 ‘다함께 돌봄센터 3호점 위탁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의 주된 내용은 10월 31일 위탁 종료되는 돌봄센터를 11월 1일부터 5년간 재위탁하는 내용이다. 재위탁의 선행조건은 건물의 무상 임대 계약이다.

의회는 재계약을 앞둔 기존 수탁자의 운영 평가에 대한 지적 외에는 별다른 지적 없이 동의안을 가결했다.

시는 5년간의 위탁 동의안이 가결되자 수탁자와 계약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건물주와 수탁자가 계약한 무상 임대 기간이 2년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시는 지난 10월 23일 개회한 제315회 임시회에 위탁 기간을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 남양주시의회 김현택 의원. /사진제공=남양주시
▲ 남양주시의회 김현택 의원. /사진제공=남양주시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이경숙)는 집행부가 다시 제출한 동의안에 대해 “행정력 낭비”와 “집행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현택 의원(국민의힘)은 “복지 업무가 과중한데 행정력 낭비를 하느냐. 이런 행정이 어디 있나? 의회도 부끄럽고 모두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런 일로 행정력 낭비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시의회는 집행부의 안건에 대해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없다. 행정에 대해 신뢰하고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을 심의한다. 제출 자료가 사실과 다르다면 집행부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시의회가 안건을 부결한다면 당장 돌봄을 받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우려가 있어 부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예산에 복지예산이 50%가 넘어가고 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시의 복지행정도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순환보직으로 인해 직원이 자주 바뀌다 보니 계약 기간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직원 업무교육을 철저히 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함께 돌봄센터’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지역의 자발적인 아동 돌봄 체계 구축 및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맞벌이, 다자녀, 한부모 가정의 6-12세 자녀를 우선해서 돌본다. 남양주시에는 14개의 다함께 돌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다함께 돌봄센터 3호점’은 2025년 10월 30일 계약이 종료되며 이번 동의안에 따라 2025년 11월 1일부터 2년 8개월간 위탁 운영한다. 20명의 학생을 관리한다.

/남양주=박현기 기자 jcnews809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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