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두 촌장, 한옥 집필공간 마련
약 300명 작가 무료로 창작 활동

인송문학촌 '토문재문학'연간지
입주 작가들 완성작품 중심 소개
특집선 허영자 육필시 등도 편집

▲ 토문재 문학 도종환 시인 외 작가마을 400쪽, 1만9000원 표지 그림은 유선형 작가가 그린 임병호 시인. /사진제공=인송문학촌
▲ 토문재 문학 도종환 시인 외 작가마을 400쪽, 1만9000원 표지 그림은 유선형 작가가 그린 임병호 시인. /사진제공=인송문학촌

인송문학촌이 2025년 토문재문학 연간지를 발간했다. 이번 호에는 입주 작가들의 창작 성과와 함께 한국문학의 흐름과 방향성을 짚는 기획 특집이 다채롭게 실렸다.

올해 연간지에서 김종회 황순원문학촌장(문학평론가)은 종교적 인식과 문학적 형상의 접점을 통해 문학의 길이 주변의 시선이 아닌 신념과 의지의 철학에 자리한다고 서술했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는 새로운 서정시의 존재론을 위한 문학의 질문과 답을 제시했다.

해남 땅끝의 인송문학촌은 국내 작가들이 창작 집필 공간으로 찾는 곳이다. 작가들은 경제적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창작에 집중하기 위해 성찰과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고 있다. 해남 땅끝은 '세상의 끝'이라는 인식과 달리 김남주, 고정희, 김지하 등 많은 문화예술인에게 새로운 희망과 재도약의 근거지가 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대승지도 해남이며, 김남주 고정희 시인의 생가도 해남이다. 임권택 감독 등 예술가들이 창작 영감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연간지에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토문재 입주작가들이 머무는 동안 완성한 작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김선태, 손택수, 이재무, 오세영, 이건청, 도종환 시인과 유성호·김종회 문학평론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해남에서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의 원천을 공유했다.

특집 화보에는 근당 서예가, 유선형 화가, 조성근 사진가의 작품이 실렸으며, 허영자 시인의 육필시, 오세영 시인의 권두언 '어떤 詩가 훌륭한가', 김상국 경희대 명예교수의 기록문 '땅의 시작, 해남, 고산 윤선도 선생의 추억'도 편집됐다.

인송문학촌은 지난 5월 24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322명이 참석한 심포지엄 행사는 한국문학을 세계문학의 지평으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기조 강연은 도종환 시인(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맡아 '노벨문학상과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발표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 수상 의미와 문학적 성취'를,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을 가능하게 할 번역의 지향성'을 다뤘다. 이어 최재봉 언론인이 '노벨문학상 역사와 전망'을, 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가 '독서 인문교육과 현대소설의 흐름'을, 이은규 시인(한양대 겸임교수)이 '현대 시의 흐름과 경향'을 발표했다.

또 다른 기획특집에는 임병호 시인의 '나의 삶과 나의 문학'이 실렸다. 임병호 시인은 수원 문학을 창립한 중견 시인으로, 수원과 화성을 배경으로 한 서정성과 일상의 사유를 담은 문학관을 소개했다.

▲ 인송문학촌 박병두 촌장/사진제공=인송문학촌
▲ 인송문학촌 박병두 촌장/사진제공=인송문학촌

박병두 촌장은 2020년 해남 송지면 송호리에 2300평 부지에 전통 한옥을 신축해 집필 공간을 마련했다. 작가들이 경제적 영향 없이 창작에 몰입할 수 있는 인송문학촌은 곽재구·문태준 시인, 전경린·임철우 소설가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입주 작가를 선정하고 있다. 전액 무료로 2022년부터 현재까지 약 300명의 작가가 이곳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해남군의 지원으로 발간됐으며, 박병두 촌장의 주관 하에 제작됐다. 출간기념회는 오는 29일 오후 4시 해남 인송문학촌에서 열린다.

/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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