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농산물 제공과 공연 등 어려운 이웃 위해 활동

“봉사는 친목 도모를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으로 실질적인 도움과 공동체의 안전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외로움과 곤궁에 처한 이웃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직접 대면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는 휴머니즘의 이념을 실천하는 활동가들의 모임인 ‘너나우리연합봉사단(이하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호(51·사진) 단장이 내놓은 봉사의 이유다.
봉사단은 지난 2017년 사회복지 현장에 몸담고 있던 이들이 모여서 시흥이 아닌 서울에서 출발해 성남과 판교, 그리고 용인, 시흥 등지에서 활동했다.
“처음에는 서울 단원들과 함께 움직였지만, 이동 거리가 멀다 보니 2020년부터는 시흥을 중심으로 해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 활동도 2020년에 터진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앞에 여러 제약이 뒤따랐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대면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바꿔야만 했다.
봉사단은 안산 인근에 농지를 빌려 고구마와 감자, 옥수수, 배추, 양파 등의 작물을 재배해 다문화 가정과 노인정 등 취약계층에 나눴다.
실제로 봉사단은 지난해 1만2440kg의 농산물을 생계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봉사단은 또 시흥시 사회복지협의회와 시흥회 가족센터, 시흥시자원봉사센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봉사단은 독거노인이나 한 부모 가정(아동) 등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전화 한 통, 작은 생필품 상자 등을 나누며 ‘보이지 않는 이웃’을 살피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어려운 이웃들이 울면서 고맙다고 하실 때 우리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다시 깨닫는다”라고 말하는 김 단장은 “무엇보다 봉사는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순간이 삶의 큰 즐거움”이라며 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봉사단은 현재 김 단장과 함께 40대 초반 단원 12명이 한 해 네 번 이상의 정기 봉사와 상황에 맞는 맞춤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봉사단은 각종 물품 지원에 국한하지 않는다.
야간 돌봄 교실 학습 지원을 비롯해 미술·독서·영어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연단과 협력해 지역 복지관에 문화적 즐거움도 선사하고 있다.
또 시흥 곳곳에 LED 조명등을 설치해 주거환경 개선에도 앞장서는 한편, 스리랑카 아동 지원을 위한 자선바자와 계절 김치 나눔 사업까지 활동 영역을 국내에서 머물지 않고 해외로도 넓혀가고 있다.
김 단장은 “봉사에는 재정이나 후원 등과 관련해 적잖은 어려움이 수반한다”라며 “공연의 유료 전환에 따른 문화 봉사 위축이나 부족한 보관 시설과 물품 대여 비용 등은 늘 고민거리”라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처지에서도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고 어려움 속에 있던 이웃이 ‘이제 살 것 같다’라는 말을 건넬 때 그 순간이 가장 큰 성과이자 (봉사의) 원동력”이라고 털어놨다.
‘너나우리연합봉사단’의 활약은 김 단장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사각지대에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와 작은 도움으로 공동체의 온기를 이어가는 ‘인간미‘를 담고 있는 봉사단의 발걸음이 시흥 곳곳에 따스한 흔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
/시흥=글·사진 김신섭기자 sskim@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