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압수수색 영장 신청…모두 기각
보통 대상 광범위하거나 내용 모호할 때
경찰 “보완해 이번 주 중 신청할 예정”

경찰이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이번 주 중 네 번째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발생한 이후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세 번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돼 수사상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흥경찰서는 이번 주 중 SPC삼립 시화공장 등을 대상으로 한 네 번째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부터 번번이 기각됐다. 마지막으로 기각된 게 지난 5일이다. 기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보통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경우는 대상이 광범위하거나 영장에 구체적으로 내용이 담기지 않았을 때다.
경찰은 법원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 됐기에 증거물 확보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진다.
지난 2022년 같은 계열인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5일 만에, 2023년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3일 만에 압수수색이 각각 진행됐다. 지난 4월 용인시 아워홈의 공장에서 30대 남성 노동자가 일하다 다쳐 숨졌을 때도 6일 만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오전 3시쯤 시흥시에 있는 SPC삼립 시화공장 내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서 윤활유를 뿌리던 50대 여성 노동자 상반신이 끼인 사고에 대해 안전 매뉴얼을 지켰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 법원 발부까지 통상 1~3일 정도 걸린다.
현재 경찰은 SPC삼립 시화공장장 A씨 등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경찰 수사와 별도로 김범수 대표이사와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이날 입건했다. 이들 모두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진 사건에 대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계속 기각됐는데 구체적인 사유에 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며 “관련 증거물 확보를 위해 다시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