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피땀으로 세운 대학, 미래·세계로 뻗어가야
하와이 교포 기부·전 국민 성금 기반
사실상 민족 국립대학 성격으로 설립
이승만 공과 논란보다 미래에 초점을
우즈베크·아제르바이잔과 교육 협력
글로벌 무대 활약 인재 양성 발판 역할
'한민족의 전진' 한진처럼 세계 향하길
![[인하대학교 개교 70년…인천과 하와이, 그리고 인하대학교] '민족 국립대' 仁荷 70주년의 과제 〈끝〉](https://cdn.incheonilbo.com/news/photo/202412/1274287_591333_047.jpg)
▲민족 국립대 성격 仁荷 개교
인하대학교는 공업입국의 기반이 될 기계·금속·조선·전기·화학·광산 등 6개 학과를 중심으로 1954년 4월 인하공과대학의 이름으로 개교했다. 기계공학과 '기어', 화학공학과 '스틸 링', 전기공학과 '발전기 회전자', 조선공학과 '닻', 금속공학과 '쇳물 운반 용기', 광산공학과 '광물 탐사 망치' 등 각 과의 상징물을 조형화한 6개 학과 조형물이 개교 70주년을 맞아 인하대에 설치됐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하와이-인하공원 준공식은 '조용히' 진행됐다. 하와이-인하공원은 '인하'(仁荷)라는 교명의 모태가 된 인천과 하와이를 상징하는 공원이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는 인천-하와이공원, 줄여서 인하공원이 존재한다. 매년 인하공원에서는 하와이 이주의 역사를 기리는 행사가 열려 하와이 교민들에게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인하대는 6·25전쟁 중인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의 설립 지시로 설립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과 같은 공과대학을 설립해 기술 인력을 양성, 공업입국을 통한 국가 재건을 목표로 했다. 인천시 소유 부지에 하와이 교포들의 기부금이 바탕이 돼 전국민의 성금으로 조성됐으니 사실상 민족 국립대학인 셈이다.
하와이-인하공원 준공식이 조용히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교기 전달사진이 담긴 조형물 설치를 놓고 거센 찬반 논쟁을 빚었기 때문이다. 인하대 동문들 사이에서도 학교 설립 과정에 크게 기여한 이 전 대통령의 공적을 평가해야 한다는 측과 독재자의 말로를 기억해야 한다는 측으로 의견이 양분된 상태다.
일제 식민지 시기 하와이 교민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힘겨운 노동 여건 속에서도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금 중 하와이 교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와이 교포의 조국 독립운동 역사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건국 대통령으로서 공과를 따지는 것 만큼이나 엇갈린다. 이 전 대통령에 매몰되면 인천의 한인 이주 역사, 6·25 이후 국난 극복 시기 공업입국의 기치, 인천에서의 인하대의 의미는 축소된다. 하와이 교민의 조국 독립운동,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 인천과 하와이의 역사를 담은 하와이 교포들의 상징물에 이 전 대통령을 조금 더 두드러지게 표현하면 어떨까? 하와이 교민의 고난과 애국심을 상징하는 밀알 조형물과 기념비 같은 형식적 조형물보다는 힘겨운 노동 여건에도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던 하와이 교포들 사이에 이 전 대통령을 형상화할 수는 없을까? 인하 영광, 영광 인하는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인하대 - IUT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설립한 IUT(Inha University in Tashkent)가 올해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인하대는 '4+0 외국 대학의 국내 대학 교육 과정', '3+1 방문 교육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내 최초로 대학 교육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IUT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보기술(IT) 인재를 양성하는 명문 대학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하대는 입시부터 학위 수여까지 IUT 교육 과정을 설계해 학사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SOCIE(4+0 외국 대학의 국내 대학 교육 과정 운영) 학부 과정과 SBL(3+1 교육 과정 공동 운영) 학부 과정으로 진행된다. 3+1 교육은 IUT 학생이 현지에서 3년간 수업을 받고, 나머지 1년은 국내 인하대에서 교육을 이수한 뒤 두 대학의 공동학사 학위를 받는 제도다. IUT 수업은 인하대 강의 내용과 같고 수업·평가 방식도 동일하게 진행된다. 인하대는 2021년 IUT에 MBA(최고 경영자 양성을 위한 경영학 석사 과정)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첫 학위 수여식 이후 올해까지 IUT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모두 1917명이다. 졸업생 대부분은 현지 유명 IT 기업과 국영기업, 정부 기관 등에서 활동하면서 우즈베키스탄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인하대는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아제르바이잔 바쿠공과대학과 '3+1 국제 복수 학위 프로그램' 등 교육 협력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인하대는 최근 발표된 2025년 QS 아시아 대학평가(QS Asia University Rankings)에서 국내 종합대학 중 1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3계단 상승한 순위다. 아시아 대학을 기준으로는 전체 116위를 기록, 11계단 상승했다.
IUT가 국제 교육의 표준을 선도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이는 곧 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도 2년 연속 대학 순위가 오르는 계기가 됐다. 저출생 고령화라는 사회적 장벽 앞에서 대학이 '글로벌'화 되느냐, 국내에 매몰되느냐는 이제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대한항공 - 아시아나 합병, 미래지향점 찾아야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은 해방 직후 1945년 인천시 중구 해안동 2가 9번지, 현재 인천일보 근처에 한진그룹의 초석이 된 한진상사(韓進商事)를 창립했다. '한진'이라는 상호는 '한민족의 전진'을 의미하듯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한진상사가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 회장은 1968년 정부로부터 인하공업대학을 인수했다. 국영기업인 대한항공공사 인수와 맞물려 있다.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은 그렇게 탄생했다.
인하대 개교 70주년을 맞는 올해 대한항공은 수년째 끌어온 아시아나 합병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해 세계 10대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여객 및 화물 수송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이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과 인하대와의 인연은 대한항공 인수, 아시아나 합병과 맞닿아 있다.
이처럼 하와이-인천-인하대-대한항공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과거의 영광, 그리고 쇠퇴를 경험한 인하대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보다 지역에 밀착하면서도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노력의 결과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 30년 후 '복리'로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인하대학교 총동창회·인천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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