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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IL 센터) 오은숙 소장.
▲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IL 센터) 오은숙 소장.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난 희망"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IL 센터) 오은숙 소장, 자립과 인권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그에게서 느끼는 선율같은 희망을 본다.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IL센터)는 중증장애인의 자립 지원과 인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지역사회 장애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L 센터 오은숙 소장은 1997년 한순간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장애 앞에서 오 소장은 깊은 우울감에 빠졌으며,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그를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끌어들였다.

오 소장이 세상 밖으로 나설 용기를 얻기까지 무려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가장 먼저 힘을 잃은 두 다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자동차 운전 면허를 취득했으며, 휠체어 볼링을 시작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스포츠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는 자신과 같이 장애로 인해 절망 속에 빠진 이들을 향해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장애인 동료 상담’을 시작했으며, 2008년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세우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혼자가 아닌 함께, 장애인 스스로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오 소장이 이끄는 IL 센터에서는 ‘장애인 자립생활 주택’을 운영하며 시설에 머물던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와 자립 훈련 지원, 장애인 인권침해 사례 대응 및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 제공, 장애인 차별 해소를 위한 장애인 극단 ‘녹두’ 창단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산시 노인장애인과 배소은 주무관은 “오은숙 소장님은 지역사회 내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장애인 인권 교실을 운영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길은 벽이 아닌 다리로 연결된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율 같은 마음이 스며들게 하는 분”이라고 전한다.

오 소장은 최근에 ‘오산천 베리어프리 지도(2023년)’를 제작해 장애인과 노약자, 유모차 이용 시민들도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데 앞장선다. 

오은숙 소장은 “여전히 지난 시간을 잊지 않는다”라며 “ 절망과 두려움 속에 갇혀 있던 그 시간은 아프지만, 동시에 지금의 자신을 만든 뿌리이기도 하다”는 그를 보며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선 그의 이야기가 오늘도 오산지역 사회에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라본다. 

/오산=글·사진 공병일 기자 hyusa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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