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개선 없이 자금 압박 심화
임대료 조정 없는 점포 4곳 폐점
“갑자기 실직자 돼 미래가 막막”
“입점업체 협의 방식 확인 안돼”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임대료 조정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를 차례로 폐점하겠다는 고강도 자구책을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폐점 소식에 경기지역 입점업체들은 막막함과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폐점 결정이 내려진 15개 점포 중 경기지역 점포는 총 4곳으로, 안산고잔점·수원원천점·화성동탄점·일산점이 해당된다.
홈플러스가 이 같은 고강도 자구책을 추진한 이유는 회생절차 개시 5개월이 지났음에도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자금 압박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전국 매장에서 정상 영업을 유지해 왔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경기지역 홈플러스 입점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폐점이 예고된 마트에 입점한 점포는 50여개 가량된다.
수원원천점의 한 입점업체 점주 A씨는 “갑자기 실직자가 된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며 “폐점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점업체 점주 B씨는 “속이 새카맣다. 4년 전쯤 권리금을 2억 정도 주고 들어왔다”며 “본사에서 13일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알리러만 왔고, 조만간 다시 와서 향후 대책을 안내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안산고잔점 입점업체 점주 C씨는 “우리 점주들은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거나 다름없다”며 “지난 13일에 홈플러스 측에서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그날 간담회에 참석한 점주들은 전부 뒤숭숭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에 따르면 폐점이 결정된 점포들은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지금 회사가 입점업체들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협의하겠다는지 확인이 안 된다”며 “MBK가 경영하러 들어온 것이 아니고 어떻게든 투자금을 빼가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투자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MBK가 들어왔던 시기는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돼 있다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기였다”며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경쟁에서 도태됐고, 이것이 이번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이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갑자기 결정된 부분이다 보니 폐점을 결정한 각 점포에서 앞으로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는 취지의 설명회를 진행했다”며 “현재로서는 폐점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등 확정된 사안이 없고, 다방면으로 검토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전상우 기자 awardwoo@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