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27정책, 수도권 직격탄]

7월 경기지역 8173건…전월比 56%↓
상승 거래 43.2%…2.8%p 줄고
하락 거래 40.6%…3.5%p 늘어
매수 심리 위축…관망세 지속

▲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천일보DB
▲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천일보DB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에서는 매수세가 빠르게 위축되며 상승 거래 비중 또한 감소하고, 하락 거래 비중은 증가했다. 고강도 대출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매수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천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173건으로, 전월(1만8464건) 대비 55.7% 감소했다. 8월 들어 이날까지 거래량은 616건에 그쳐 전월 같은 기간(3662건)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정부는 지난 6월27일,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개최한 후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최대 한도 6억원 제한, 주택구입 시 전입 의무 부과,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규제 강화 등이 골자다. 실수요가 아니면 사실상 금융권 대출이 전면 차단되는 방안이다.

이날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27 대책 시행 이후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 거래 비중 또한 감소했다. 7월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45.0%로, 전월(48.1%) 대비 3.1%p(포인트) 줄었다. 하락 거래 비중은 35.1%에서 39.2%로 4.1%p 증가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상승 거래 비중은 46.0%에서 2.8%p 감소한 43.2%로 집계됐으며, 하락 거래 비중은 37.1%에서 40.6%로 3.5%p 증가했다. 서울은 상승 거래 비중이 전월 대비 2.1%p 감소한 51.1%였으며 하락 거래 비중은 3.6%p 증가한 34.0%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지난달 지방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44.0%, 하락 거래 비중은 43.5%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각각 0.2%p 감소, 0.4%p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직방 측은 이러한 거래 흐름의 차이가 6·27 부동산 대책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정부의 6·27 대책에 따라 서울·경기 등 핵심 지역의 투자 수요는 물론 실수요층까지 매수 부담이 커지고 관망세로 전환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줄고 있다는 점은 시장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래량 감소 및 상승 거래 비중 축소 현상은 6·27 대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추가적인 대책이 발표되지 않는 한 억눌린 수요가 폭발해 가격과 거래량이 재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상우 기자 awardw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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