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한 신축 아파트 단지 논란
건설사-시행사, 공사비 분쟁
입주민 볼모로 비밀번호 초기화

최근 오산의 한 신축 아파트단지에서 건설사와 시행사간 분쟁이 발생하면서 건설사가 일방적으로 아파트 도어락 비밀번호를 초기화 시키는 소동이 벌어져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산시 고현동에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A씨는 지난 23일 입주를 앞두고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창호 설치를 위해 아파트를 찾았다가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입주민지원센터에 문의했더니 시공사가 출입문 비밀번호를 초기화 시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피해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입주를 앞둔 다른 예비입주자들도 출입문 비밀번호가 초기화돼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
지난달 20일부터 사용승인된 신축 아파트는 438세대 규모로 현재 180여세대만 입주해 있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데는 건설사인 라온건설이 시행사인 다온개발 측에 공사비 정산을 문제 삼으며 아파트 문을 열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건설사와 시행사 싸움에 입주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시행사 측은 계약서에 명시된 공사비 잔액 89억원을 모두 지급하겠다고 나섰지만 건설사 측은 공사비 증액을 이유로 원상복구를 거부하고 있다.
다온개발 관계자는 “공사비를 모두 지급하겠다고 했는데도 라온건설이 뜬금없이 192억원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건설사가 입주민을 볼모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편 라온건설 측은 지난 23일 오산시청 중재로 열린 간담회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혔다.
손효영 라온건설 대표는 “입주민들께 피해를 드려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입주민 불편이 없게 업무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와 관련해서는 다온개발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