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청도 분바위.

소청도 동남쪽 육지와 바다의 경계 해안가에 일정한 높이로 길게 자리 잡은 분바위. 바위의 명칭이 범상치 않은 것처럼 부르는 이름 또한 다양하다. 일명 분암 그리고 월띠가 그것이다. 이 바위의 유래와 관련된 내용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주변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해안가에 노출된 노두(露頭)로서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로 지정되었으며, 소청도 하면 분바위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지질학의 성지'처럼 방문하는 곳이다. 행정구역상 옹진군 대청면 소청1리에 속하는 분바위는 어떤 유래와 전설이 숨겨져 있을까?

▲ 명칭의 유래

'분바위'는 '가루 분(粉)', '바위 암(岩)'의 합성어다. '바위의 표면 색깔이 마치 분을 바른 것처럼 보이는 바위'이기 때문에 부르는 것이며, 일명 '월띠(月帶)'라 부른다. '월띠'는 '달 월(月)' '띠 대(帶)'로 구성된 한자어의 음과 훈을 차용한 것인데, 그 '바위 표면의 흰색이 연속적으로 띠와 같이 길게 펼쳐져 있다'고 하여 '월띠'라 불렀다. 이렇듯 '분바위'는 등대가 없던 시절 칠흑 같은 그믐밤에도 흰빛이 자체 발광하여 달빛같이 주변을 밝혀주며, 주변 지역을 항해하는 배에게 위치와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의 역할을 했다. 또한, 남극의 빙산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분바위는 해안가에 병풍처럼 광범위하게 펼쳐져 주변의 탁 트인 바다 풍광 및 산간 지형이 어우러져 힐링을 위한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분바위의 분포는 '분암 포구'부터 남쪽 해안을 돌아 '어러끔'에 이르기까지 약 1㎞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코끼리바위 등 침식에 의한 바위 형상이 다채롭거나 암반의 포트홀(Pothole) 속에 착생하는 남조류(藍藻類)에서 산소가 발생하는 모습, 해안가 홍합이나 해초류를 보는 자연 육안 관찰은 덤이다. 18세기 고전파 음악가인 베토벤이 호수가 아닌 망망대해 소청도 바닷가에서 달빛에 비친 분바위를 보며 '월광 소나타'를 작곡했다면 규모가 더욱 웅장하고 스토리에 짜임새가 있지 않았을까?

 

▲ 분바위에 얽힌 전설

분바위의 형성은 10억에서 5억3800만 년 전의 신원생대에 해당하며, 대표 암종은 대리암이다. 긴 시간에 걸친 형성과 존재는 얼마나 많은 역사적인 전설과 에피소드가 간직되어 있을까? 이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700년 전 원 순제가 대청도로 귀양 왔을 때 유람와서 놀던 자리라 하여 '신황(神皇, 원 순제)의 놀이터'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태자인 신황 부부가 합좌(合坐)했던 자리가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로 수를 놓은 것 같고 좌우로 병풍에 둘러싸인 것처럼 자리가 아늑하였다고 한다. 말발굽 자리와 떡시루 모양의 바위가 있었고, 이곳에서 생수는 볼 수 없지만 신황 순제가 앉았던 자리인 바위틈에선 식수가 나왔다”고 전한다.

또, 용이 뚫고 나간 동굴이 꿈틀거리는 모양을 하고 있었고, 그 안에는 박쥐가 서식하였으며 석순이 나와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였다는 것이다. 이 동굴은 3~4분가량 등불을 들고 가야 했다고 전한다. 또한 순제가 떠날 때 이곳 백성들과 작별하던 연회에 쓸 떡방아를 찧던 자리까지 있었다고 한다. 바다와 조화를 이뤄 펼쳐진 분바위! 역사적 혹은 지질학적으로나 경관으로 보거나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소청도 일대를 이해하는데 필수적 자연 유산이다.

 

▲ 김석훈 백령중고 교감·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
▲ 김석훈 문학박사·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

/김석훈 문학박사·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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