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업 '대시캠'과 연구...사고 기술자문 등 지원
전후방·페달·계기판 4채널 동시녹화 블랙박스 출시
▲ 박병일 대한민국 자동차 명장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박병일 대한민국 자동차 명장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국토교통부가 잇따르는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에 차량 제조사에 엑셀 등 '페달용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하고 나섰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차량 결함이냐 운전자 실수냐를 놓고 이어지는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틈을 타 운전자들 사이에서 페달용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동차 급발진을 30여년간 연구해온 박병일 대한민국 자동차 명장과 인천 기업 대시캠이 3년여간 연구 끝에 급발진 잡는 블랙박스를 개발했다.

▲ 4채널 급발진 블랙박스 DS-1000
▲ 4채널 급발진 블랙박스 DS-1000

13일 대시캠에 따르면 앞·뒤 영상에 이어 페달, 계기판까지 모두 4개의 카메라를 설치, 급발진 의심사고 시 체계적으로 책임을 가릴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최초 4채널 급발진 블랙박스 DS-1000은 기존 블랙박스에 계기판과 브레이크·엑셀 페달까지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앞뒤 영상과 페달을 찍는 블랙박스는 개발됐지만 계기판까지 영상에 담을 수 있는 블랙박스는 처음이다. 페달 영상의 경우 눈금을 설치해 어떤 강도로 페달을 밟았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하며 페달을 밟을 당시 계기판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페달 밟은 시점과 RPM을 동시에 기록해야 향후 발생할지 모를 법적 공방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방, 후방, 페달, 계기판 모두 동시에 녹화가 가능하고 속도, 시간, G센서 등이 동기화돼 급발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앞차 출발 알림 기능, 추돌감지 알림기능, 차선 이탈 감지기능 등 안전운행 보조 시스템까지 갖췄다.

특히 박 명장의 급발진 사고 연구를 기반으로 관련 사고 발생 시 소송비 전액 지원은 물론 기술적 자문 등도 받을 수 있다. 경찰조사부터 변호사 입회는 물론 급발진 원인 및 결과 화면 제출 등으로 제조사가 급발진이 아님을 증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급발진 사고 연구 자료로도 활용된다.

박병일 명장은 “이번에 특허를 받아 출시한 블랙박스는 그동안 급발진 사고에서 열세에 놓였던 운전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현장과 법정에서 벌어졌던 과실 규명 과정을 고려해 설계했다”고 말했다.

현재 박 명장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한 논문을 올해 내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운전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전자시스템으로 급발진 의심 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논문에서는 자동차 생산 업체의 부실한 부품 검수가 급발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보는 사례들이 담길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