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혼생활 위해 개선해야 할 인프라 질문
도시 이미지 1위…외부 거주자일수록 더 지적
응답간 편차 크지 않아…다분야 점검 필요성
인천연 “환경·교육·문화서비스 저평가” 분석
<신혼N컷> 다섯번 째 주인공인 성아와 준수는 결혼 후 인천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예산에 맞춰 비교적 저렴한 동네를 후보지로 찍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옆 동네 서울 집값이 치솟으며 인천 집값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결국 돈에 맞춰 신혼집을 구하다 보니, 역세권과 주요 상권에서 멀어져 조금은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집보다 학교도 마트도 병원도 모두 갖춘 한 블록 위 대단지 아파트에 마음을 빼앗겨 '기필코 입성하리라' 다짐하며 허리를 졸라맨다.
두 명 이상의 자녀 계획은 전면 수정됐다.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애 하나 키워내는 데 너무나 많은 수고로움과 어려움이 따른다. 주변에서는 부모도 애도 살기 좋은 터전을 찾아야 한다며 인천을 떠난다.
신혼생활을 인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1편 수진과 민호처럼 타 지역에서 살다 저렴한 집값을 찾아 처음으로 인천에 닿거나, 3편 윤주와 승원, 4편 선혜·승우처럼 학업과 직장 문제로 인천을 떠났다 결혼을 계기로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5편 성아와 준수처럼 처음부터 인천에 뿌리 내린 채 살아가는 부부도 있다.
인천이 좋아서든, 여러 이유에 밀린 차선책이었든 인천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면 정붙이고 살기에 어떠한 부분들이 걱정되는지 답변을 들어봤다.
'신혼부터 인천에서 거주할 경우 임신, 출산, 육아 등 생애주기를 진행하는 데 있어 우려되는 지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수도권 응답자 10명 중 4명(44.8%) 이상이 일터와의 거리 등 일자리 문제를 택했다. 여기에는 매일 겪어야 하는 출퇴근을 포함해 다양한 직종, 워라밸 수준 등이 포함된다.
전체 응답자의 31%는 육아와 교육 등 아이 키우는 일이라고 답했다. 성아의 지인 민정은 저렴한 집값을 찾아 서울에서 빠져나오면서 인천과 경기 두 곳을 저울질하다 교육 등을 이유로 경기를 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쇼핑 등 생활 인프라(12.8%), 임금(11.3%)의 이유가 붙었다.
실제 인천 거주자들의 답변도 비슷했다.
현재 인천에 사는 응답자 중 40.9%는 아이 키우는 일에 대해 염려했다. 그다음으로는 일자리 문제(28.4%)를 꼽았다. 경기도에 사는 응답자의 47.27%는 일자리 문제를 우려했고, 서울 거주자들의 절반 이상(60%) 또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인천시민은 모르는 도시 이미지
신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젊은 연령층, 새롭게 출발하는 산뜻함, 힘찬 에너지 등 긍정적 요소들이 자연스레 붙는다. 이와 함께 미래를 이끌고 갈 중추적 역할에 대한 기대 등도 뒤따른다. 지역 입장에서는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주요 자산인 셈이다.
이러한 신혼들을 인천에 머물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인천에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급한 인프라가 무엇인지 물었다. 우리가 이번 설문을 진행한 최대 이유이기도 하다.
답변은 고루 나왔다. 다양한 영역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가장 많은 응답률은 28.9%의 도시 이미지 개선이었다. 안팎에서 보는 인천에 대한 생각과 느낌 등이 긍정보다는 부정에 힘이 실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양질 일자리 확보는 26.5%로 뒤를 바짝 쫓았고, 일자리 문제에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서울 접근성 향상이 18.6%로 집계됐다. 임금 상승(13.2%)과 출산, 육아 등 아이 관련 시설(12.7%)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문항 또한 인천 거주자와 경기도·서울 거주자로 나눠 분석할 수 있었는데, 특히 '도시 이미지'에 대한 인천 거주자와 경기·서울 거주자의 중요성 및 체감도가 달랐다.
인천에서 거주하며 답한 응답자의 28.4%는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이어 임금 상승과 아이와 관련한 시설 확보, 도시 이미지 개선 답변이 동일한 응답률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도와 서울 거주자들은 도시 이미지 개선을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여겼다. 경기도에 사는 응답자의 38.18%, 서울 사는 응답자의 37.77%가 각각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꼽았다. 이와 함께 2순위로는 서울(26.66%), 경기(21.81%) 거주자 모두 서울 접근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꼽았다.
인천 거주자들에게 2순위였던 임금 상승은 경기도에서 9.09%로 가장 낮았고, 서울에서는 8.88%로 4순위에 그쳤다.
숫자로 잡히는 임금 수준보다 다양한 매체 등을 통해 알게 되고 기억에 남는 인천에 대한 이미지를 외부에서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인천연구원은 지난 2011년 내놓은 '인천의 도시이미지 개선을 위한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거주지로서 인천은 교통은 편리하나 환경, 교육 측면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문화 서비스 또한 저평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0년이 흘렀지만 안팎에서 보는 인천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총 6~7커플 얘기로 채워질 기획 <신혼N컷>에선 인스타툰 작가들과 협업한 그림이 서두에 섭니다. 또 이 그림들의 시놉시스 역할이자 단편 소설쯤 되는 '적는 신혼네컷'은 분량이 많다 보니 지면 말고 온라인을 통해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5편에서는 일찌감치 인천에 자리 잡고 살다 결혼 후에도 인천에 남기로 한 성아와 준수의 이야기입니다. 형편에 맞춰 구한 신혼집은 이들의 마음에 차지 않고, 학교와 상권 모두를 갖춘 한 블록 위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 입성을 목표로 삼습니다. 다자녀를 낳고 싶은 마음과 그럴 수 없는 여건 속에서 벌어지는 고민, 주변에서 바라보는 인천에 대한 생각 등을 풀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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