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20~30대 204명 설문조사 진행
결혼 후 살고 싶은 지역, 절반 이상 '서울' 응답
인천 19.6%뿐… 직장 거리·육아 환경 주원인
서울 → 인천 0%…현 인천 거주자도 만족도↓
인천일보는 <신혼N컷> 기획을 통해 결혼과 함께 이런저런 이유로 인천에 젖어든, 인천을 떠난, 혹은 인천에 남아있는 신혼부부들의 다양한 삶의 한 컷 한 컷을 심층 인터뷰와 작가들의 그림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기획의 중반쯤 되는 5편에서는 2030 MZ 세대가 바라보는 '인천'은 어떤지 들여다보려 한다. 이를 위해 인천일보는 지난 2주간 구글폼을 활용해 20·30세대 2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들의 답변이 절대적이라거나 현상을 일반화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청년 세대가 신혼을 인천에 대입했을 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엿볼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대학생활과 취업 준비로 바쁘게 살아가는 20대, 쳇바퀴 굴러가듯 똑같은 직장생활에 지쳐있거나 이제 막 결혼해 인생 2막을 펴고 있는 30대 부부 등이 참여했다.
아직은 결혼이 머나먼 일인듯한 20대 미혼(38.7%)과 로맨스물 또는 사랑과 전쟁 그 어디쯤을 오가는 30대 기혼(32.8%), 지금 삶에 만족하거나 내 님과의 결혼을 꿈꾸는 30대 미혼(27.9%) 등이 고루 설문에 응했다.
전체 응답자 204명 중 기혼자는 67명. 이들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30대(98.5%)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혼인통계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3.7세, 여자가 31.3세였다. 30년 전인 1992년 평균 초혼연령(남자 28.1세 여자 25.6세)과 비교하면 그 사이 각각 5.6세와 5.7세씩 늘었다.
통계에 잡히는 요즘 신혼부부의 대다수는 30대에 결혼식을 올려 신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신혼N컷>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다섯 커플 중에서도 20대에 결혼한 서진과 재민을 제외하면 모두 30대에 가정을 이뤘다.
응답자들의 고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루 분포했다. 서울과 인천·경기로 묶이는 수도권에서 태어난 응답자는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이 중 인천이 31.9%로 가장 높았으며 이와 비슷하게 서울이 30.4%, 경기가 15.7%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 출신은 22.1%였다.
태어난 곳과 별개로 현재 거주하는 지역이 어디인지 묻자 43.3%가 인천이라고 했다. 경기가 27.1%, 서울은 22.2%였다. 수도권 외는 7.4%였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과 현재 사는 지역이 일치하는 비율은 서울보다 경인 지역이 높았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지내는 응답자는 76.9%였다. 경기도의 경우 59.37%였으며 서울은 40.3%였다.
서울 사람 중에선 인천 살고 싶다는 사람 없어
이번 설문에서 핵심 질문 중 하나는 '경제적 여건이 자유롭다면 결혼 후 살고 싶은 지역이 어디인가?'였다.
대다수의 부부는 자신들이 감당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집의 위치와 지역을 택한다. 성아와 준수도 예산 밖으로 삐져 나가는 집들을 제외한 후 결국 형편에 맞춰 신혼집을 구했다. 경제적 여건이 고려 대상이 아니라면 순수하게 어느 지역을 터로 잡을지 궁금했다.
예상 가능한 답변일지 모르겠지만, 절반 이상인 52%가 서울을 택했다. 인천이 19.6%, 경기가 18.1%, 수도권 외 지역이 10.3%로 뒤를 이었다.
답변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현재 인천에서 거주하고 있는 응답자의 경우 절반에 못 미치는 43.1%만이 결혼 후에도 인천에서 살겠다고 답했다. 이와 비슷한 비율(42.0%)은 서울로 가겠다고 했다. 아예 수도권을 벗어나겠다는 응답자는 7.9%, 경기도로 이동하겠다는 비율은 6.8%였다.
경기도 거주자들은 잔류와 서울 이동을 동일시했다. 각각 45.4%의 응답률이 나왔다. 수도권 외 지역을 택한 비율은 7.2%였는데, 옆 동네인 인천에서 결혼생활을 하겠다는 응답자는 1.8%에 그쳤다.
얄밉게도 서울 거주자 10명 중 9명(91.1%)은 지금처럼 서울에서 생활하겠다고 답했다. 경기도와 수도권 밖에서 살겠다는 비율은 각 4.4%씩 동일했다. 인천살이를 택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서울 입성을 꿈꾸는 경인지역민들에 비해 서울 거주자들은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는 눈치다.
그렇다면 현재 동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응답자의 21.3%는 직장과의 거리를 이유로 주거지 이동을 원한다고 했다. 같은 비율로 현재 거주지에는 출산과 육아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도 했다. 11.9%는 집값을, 3.4%는 임금과 물가를 들었다. 물론 현재 주거지에 만족한다는 응답(42.1%)도 있었다.
서울에 비해 유독 탈출을 꿈꾸는 인천과 경기 거주자들의 마음을 더 들여다보기로 했다.
인천 응답자가 가장 이사하고 싶은 이유로는 전체 응답 결과와 마찬가지로 직장과의 거리였다. 10명 중 3명(29.5%)이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비슷하게 인천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만한 인프라가 부족(26.13%)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집값이라는 응답자는 7.9%, 임금과 물가는 3.4%에 머물렀다. 현재 동네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2.9%였다.
경기도 응답자도 인천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0명 중 2명(20%)이 출산과 육아 등 인프라 부족을, 18.18%가 직장과의 거리를 택했다. 다만, 현재 동네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9.09%로 인천보다 높았다.
반면 서울 응답자는 집값(24.4%)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인천과 경기도에서 집값은 후순위 이유다. 경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집값 등이 서울 거주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직장과의 거리(13.3%)를 택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인천 응답자가 각각 1, 2위로 꼽았던 '애 낳고 키우기 부족한 환경'은 서울에서 8.8%밖에 나오지 않았다. 현재 동네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48.9%였다.
서울과 경기 사람들 절반은 본인들 동네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누리고 사는데, 같은 수도권이라도 인천 사람들은 10명 중 3명 정도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셈이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공부한 배민경 작가는 순수미술을 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션 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그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인천일보와의 협업에 대해선 “협업료를 지불한다고 하기에 흔쾌히 응했다”고 심플하게 말하는 작가다. 인스타 아이디는 'bmk_draw'이며, 여기에선 배민경 작가의 일상이 담긴 네컷만화들을 즐길 수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