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편집국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매년 연말이 되면 국내외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것이 과제였다. 필자가 조선일보사의 국제부장과 사회부장을 맡고 있던 1980년대는 국내외적으로 대형사건이 많았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를 위한 진통이, 국제적으로는 냉전 종식과 동구권 몰락이 주요 뉴스로 꼽히고 있었다. 매년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시각이나 안목도 대형사건 위주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해 12월30일자 뉴욕타임스는 '2022년에 일어난 22가지의 획기적 사건들'이라는 제목으로 전면에 대형 특집을 꾸몄다. 2022년에 최초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 중에서 앞으로도 지속하거나 지구촌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들을 선정한 것인데 미국의 여론과 양식을 대표하는 신문답게 독특하고 특이한 판단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로 꼽힌 것은 애플이 시가총액 3조 달러(3800조원)를 돌파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근 6배가 되는 시가총액도 놀랄만하지만 2018년에 1조 달러 2020년에 2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미래 또한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과학자들이 은하수의 생성 과정을 명확히 밝혀낸 것을 2번째 중요한 사건으로 꼽았다. 5번째의 사건으로는 남극의 동부에 있는 콩거 빙산의 붕괴를 지적하고 있었다. 홍콩 크기만 한 콩거 빙산의 붕괴와 펭귄의 떼죽음에 과학자들이 탄식하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의 파장이 드디어 남극까지 미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7번째로는 FIFA 월드컵 경기에서 세 명의 심판이 모두 여성으로 경기를 치른 것을 꼽았다. 코스타리카와 독일 간의 경기에서 프랑스의 드라파 주심과 브라질의 백 그리고 멕시코의 메디나 부심이 세계 최초의 여성 심판 3인조가 되어 월드컵 경기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8번째는 앤디 워홀의 메릴린 먼로 실크스크린 작품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9500만 달러(2500억원)에 낙찰된 기록이 꼽혔다. 그리고!!! 9번째로 선정된 것은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누리호 발사를 통해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시킨 것이었다. 2030년까지 달 착륙선을 완성할 야심 찬 우주 계획을 착착 시행하고 있다고도 부언했다.
▶14번째는 미국에서는 담배보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 21번째는 역사상 최초로 유색인종 출신이 영국 총리로 선출된 것, 22번째는 현대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FIFA 월드컵이 중동의 사막국가 카타르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앞으로 올림픽 대회 유치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면 관계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2년 22개 주요 사건을 모두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누리호 발사를 9번째로 꼽은 것은 정말 의외로 느껴졌다.
/신용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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