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김대건 신부는 순조 21년인 1821년에 태어나 헌종 12년인 1846년 순교했다. 25년, 인간의 감각으로는 짧지만 천로역정 같은, 하늘의 뜻이 녹아든 생애였다. 증조부 대부터 천주교를 받아들였기에, 양친을 따라 고향 당진 솔뫼를 떠나 한양으로, 다시 용인 남곡리로 옮겨 다니며 살았다. 그러다가 열다섯 살 되던 해 남곡리 골배마실(지금의 용인 은이성지)에서 모방(Maubant) 신부를 만나 제자로 선택되었다. 이후 최초의 한국인 신부가 되어 순교하기까지 10년 행적은 평범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숨 가빴다.

일단 모방 신부의 세 번째 제자로서 서울에서 라틴어를 배우다가, 의주를 거쳐 압록강을 건넌 다음 요동과 중국 관내를 종단하여 마카오까지 걸어서 갔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의 신학교에서 최방제, 최양업과 함께 사제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다. 마카오에서 소요가 발생하자 필리핀 마닐라의 수도원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스물한 살이던 1842년 외국인 선교사가 중국 만주에서 조선으로 몰래 들어가는 길을 개척하려고 북만주 쪽에서 두만강을 건너려다 실패하고 되돌아가기도 했다.

그는 1844년 부제(副祭)가 된 뒤 1845년 1월 의주를 거쳐 조선에 돌아왔다. 한양에 머물면서 선교사들이 몰래 입국하는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조선 지도를 그려 보내는 등 활동을 하다가 그해 6월 제물포를 거쳐 뱃길로 상해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8월 상해를 떠나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다가 표류하여 제주도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드디어 10월 강경 나바위에 도착한 후 은이성지 일대를 비롯한 용인 지역과 안성, 이천 등 경기도 일대에서 사목 활동을 펼쳤다.

김 신부는 1846년 6월 황해도에서 중국 배를 통해 편지와 지도를 보내고 돌아오다가 체포되어, 9월 새남터에서 목을 잘라 효수하는 형으로 순교했다. 군문효수형을 당한 천주교인이라도 시신은 유족에게 주는 게 관례였으나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신도들이 40여일 만에 어찌어찌 시신을 비밀리에 반출하여 안성 미리내에 안장했다.

김대건 신부는 1925년 교황청에 의해 복자로 선포되었고, 1928년 미리내 성지에 그를 기리는 성당이 지어졌다. 김 신부는 1984년 가톨릭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탄생 200주년이던 202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3월 미리내 성지의 '안성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이 최근 국가등록문화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가톨릭 신도가 아니더라도 축하할 일이어서, 그의 길을 복기해 보았다.

▲양훈도 논설위원.
▲양훈도 논설위원.

/양훈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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