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5일 인천에서 개인택시는 3부제, 법인택시는 12부제로 운영되던 법인·개인택시 부제(의무휴업제)가 해제됐다. 1973년 석유 파동으로 유류 사용 절감을 위해 택시부제가 도입된 지 49년 만이다. 2일 근무·1일 휴무를 하던 개인택시와 11일 근무·1일 휴무를 하던 법인 택시의 강제 휴무일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강제로 휴무하지 않고 맘껏 일할 수 있게 됐으니, 주머니 사정은 좀 더 넉넉해졌을까. 며칠에 걸쳐 이야기를 나눈 택시 기사들의 결론은 '여전히 힘들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휴일 폐지로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및 야간시간대 경쟁이 더 치열해졌는데, 줄줄이 오른 생활물가에 회식과 택시 이용을 줄이는 분위기는 되레 커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상된 서울의 택시비로 아직 요금이 오르지 않은 인천에도 '택시비가 비싸졌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이유다. 여기에 전날 인천시가 내달로 예고됐던 택시요금 인상 시기를 7월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난방·전기 요금 및 유가 인상 등으로 어려운 민생을 의식해서다.
인천 택시비 인상을 기다리고 있던 기사들은 씁쓸한 한숨을 쉬었다. 당장 차량 기름값에 각종 생활비 감당이 힘들어 “정말 다 오르는데 내 월급만 안오른다”며 하소연을 털어놓던 기사들은 모두 대화 말미쯤 '그래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회사는 회사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식당은 식당 대로 다 같이 힘들어서 그런 거겠죠. 한때예요. 견디면 돼요. 묵묵히 제 역할 하다 보면 또 좋은 날이 와요. 살아보니 그래요.”
매일같이 급변하는 세상과 바뀌는 정책 하나하나에 시민들은 울고 웃는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진 않았다. 그것이 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뚝심이었다.
/전민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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