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구출한다” 두 남자의 고군분투

임순례 감독, 2007년 사건 모티브
외교관 황정민·국정원 직원 현빈
'목숨 건 인질 살리기 대작전' 볼만
전반부 답답…이후 긴장감 고조
▲ 영화 '교섭' 포스터. /사진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영화 '교섭' 포스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임순례 감독이 좋다. 그의 필모 중 상당 영화는 온 마음을 뒤흔들었다.

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기에, 그가 '인천인'이라는 의리로 설 연휴 극장을 찾았다. 영화 <교섭>은 '국가는 국민을 무한 책임져야 한다'는 묵직한 주제를 바탕으로 한다.

아프가니스탄에 선교 활동을 간 국민이 탈레반에 잡힌다. 최악의 피랍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관과 국정원 직원이 고군분투하며 교섭 작전을 벌인다. 교섭 주체인 탈레반과 외교관·국정원 직원의 심리는 복잡하다. 인질은 벌벌 떨며 국가에 무한 의지할 수밖에 없다.

<교섭>은 지난 2007년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인질 협상 영화가 그렇듯 처음 외교관과 국정원 직원은 삐걱거린다. 점차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의지한다. 목숨을 내놓으며 인질을 살리기 위한 두 공무원의 희생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전반부 전개가 답답하다. 후반부에는 대통령까지 출연시키며 극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결렬 위기에 처한 교섭은 막바지에 이른다.

임 감독은 요르단에서 촬영하는 등 최대한 현지 분위기를 살렸다. 현지 배우를 캐스팅해 영화를 매끄럽게 했다. 그러나 공무원 활동상이 중심이 된 영화라지만, <교섭>이란 영화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주체별 심리 묘사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인질의 잘잘못이 영화 내내 머릿속에 맴돌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그렇기에 공무원의 활약으로 대한민국이 국민을 지켜냈다는 주제보다는 외교관으로 분한 황정민과 국정원 직원으로 나선 현빈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길.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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