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상, 교사에게 찾아오는 아이들

▲ 삼각형의 무게중심 단원과 연계한 의자 중심잡기

수학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수학을 좋아하고 교사를 잘 따르는 아이는, 종종 쉬는 시간에 수학에 대한 고민을 질문하려고 교무실에 들어옵니다. 이 아이가 계속적으로 교사를 찾아오고, 수학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이와 교사의 관계 형성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정직합니다. 싫어하는 교사에게는 먼저 다가서지 않아요. 용기 내어 다가오는 아이들에게, 아이의 성장과 실천에 대해 “너 참으로 대견하다.”, “선생님은 너의 행동에 대해 지지를 보낸다.”, “너의 풀이과정이 틀린 것은 아니야. 다만 이런 방법도 있는거야.” 등의 말을 해 주어, 공감과 격려의 관계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안에서 충분히 성공하고 실패하자

▲ 필자의 수학 수업 장면

예전에 “수학은 왜 배워요? 계산 과정도 많고 지루해요.”라는 학생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그러니까 말이다. 수학은 너희 성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대학 진학에도 필요하고, 뭐… 어쩌구 저쩌구….”로 대충 갈무리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이들이 물어보면, “어, 네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역량이야.”, “이 세상은 온통 수학적으로 되어 있거든. 꼭 필요하니 배워 두면 좋을 것 같아.”라고 이전보다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합니다.

교사도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배움이 늘어난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교직에 들어온 지 어언 22년이 넘어 가니, 배움이 삶이고, 앎이고, 인생으로 느껴집니다. 예전에 중학교 소속인 저는 같은 건물 내에 있는 고등학교의 순회 교사로 나가서, 아이들에게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를 지도한 적이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밑, 지수, 밑, 진수, 밑이 10인 로그 등을 학생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도움을 주었지요.

그런데 아직도 교과서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오로지 모든 것은 가르치는 교사에 의해 디자인되고 설계된 폼으로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어요. 그래서 교사의 유연한 학습 설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증가와 함수 총 4가지 유형)를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 줄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x의 변화와 y의 변화되는 표를 알려 주고, 순서쌍의 점들을 찍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 주면 해당 함수가 된다는 내용을 말합니다. 참으로 진부할 수 있는 고민 지점입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수학 선생님들이 함수 부분을 그냥 교과서적으로만 전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보도블록 사이에 낀 이끼의 조화(수학적 테셀레이션)

아이들에게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를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 줄까?’라는 고민의 해결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수학 시간에도 과학 수업처럼 직접 실습을 해 볼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수학 수업이 감히 어딜 컴퓨터실에 가?!”라는 비아냥이 몇 년 전까지도 있었지요. 그래도 수년째 수학 실습을 계속하면서 아이들에게 탐구 능력과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주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컴퓨터실에서 그래프 프로그램을 스스로 조작해 보는 활동을 통해 그려지는 그래프에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당연히 교실 수업과 달리 진도 점핑도 가능하고요. 이래저래 아이들은 성적 꼴찌나 성적 1등이나 똑같이 과제를 수행해 냅니다.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희열을 맛보게 되는 것이지요. 단 1명의 아이도 졸려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하게 답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을 수업 시간에 보장해 줬기 때문이지요.

▲ 직선으로 보이지만 곡선인 이정표

또 교사는 아이들과 꾸준히 교감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질문을 찾아가서 확인하고, 경청하고, 연결하고, 피드백을 해 줘야 합니다. 교사의 발문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교사는 수업 중에 부지런히 아이들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피드백을 해 주어야 합니다. 피드백은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고 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해야 아이들은 학교나 교실에서 배우는 내용이 ‘나의 인생과 관련이 있구나.’라고 여깁니다.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학교 안에서 발견하고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야 소중한 인간다운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설계하는 인생을 학교에서 배우길 바랍니다.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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