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이 초·중·고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바로 ‘대학 입시’입니다. 학생들은 대학 입시라는 큰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틀에 짜여진 입시 수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수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들을 합니다.
“수학은 대학 입학 시험에서 중요한 교과목이야.” “수학은 생활에서 쓰임새가 전혀 없어.” “수학을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
맞는 말이에요.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의 모든 것들은 대학에 들어가는 수단과 방법으로만 수학 공부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 과목을 지도하는 교사조차도 학생들이 기습적으로 수학을 왜 배우는지 질문을 하면 “어, 어, 어… 그러니까… 왜 수학을 배울까?”라고 버벅거리기도 하지요. 수학을 대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수학을 포기할 수는 없고, 어쩔 수 없이 가지고 가야 될 족쇄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도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여, 왜곡된 수학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얘들아, 수학은 암기 과목이야.” “수학은, 몰라도 공식만 외우면 돼.” “수학을 왜 배우는지는 대학에 들어간 다음에 알아도 돼.”
너무나 무책임한 발언들이에요. 이러한 사회적인 인식이 수학 포기자를 만들어 내고 있고, 무의미한 수학 수업을 조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수업 시간 중에서 왜 수학 시간에 학생들은 잠을 잘까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이 간단합니다. “선생님, 수학 수업이 재미없고, 제가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요.”
수학을 지도하는 교사조차도 수업을 준비하면서 ‘이 단원은 왜 가르쳐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수학을 전달하는 교사부터 입시에 올인하는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억지로 따라가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선생님, 저는 수학을 초등학교 4학년 때 포기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너무나 많은 계산들이 지루해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진도만 빼요.” “제가 모르는 것을 금방금방 질문하지 못해요.”
학생들은 위와 같은 신호를 보내지만, 그 신호를 받고도 학생들의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교실에서 수업하는 학생들의 수가 아직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 교실의 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경우는 어느 정도 개별 지도가 가능하지만, 20명이 넘어가면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 하더라도 한계에 부딪칩니다. 진정한 미래교육은 학급당 학생수 20명이하로 감축부터 해야 합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학생들의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수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학을 배우는 이유를 충분히 알려 줘야 합니다. 타당한 이유가 있고, ‘왜?’라는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을 줄 수 있는 수학 수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급 학교 진학에만 맞춰 프레임이 짜여진 현재의 교육과정도 수학 포기자를 만듭니다. 이를 막으려면, 수학 교과서부터 전면 바꿔야 합니다. 최근 2015년 이후 7년 만에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바뀌게 되는데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바로 디지털 교육 강화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정착, 대학 입학시험의 다양화 등 여러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학은 학생들이 수학을 즐기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교육과정이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수학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수포자’가 된 것은 학생들의 책임이 아니에요. 교육과정을 만든 국가와 지도하는 교사의 책임이 큽니다. 학생들이 수학을 즐겁게 배우고, 느끼고, 그 속에서 호기심을 갖고 자극을 받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수학임을 깨닫도록 해 줘야 합니다. “수학을 왜 배울까?”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수업이라면, 학생들은 쉽게 수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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