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끼친 영향 6회 걸쳐 조명
부동산 바람이 원도심 마을에 불어닥쳤다. 동인천역과 공업지대 사이에 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인천 동구 화수화평 구역. 지지부진했던 3000여 세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은 다시 고개를 들었고, 한적했던 동네는 찬반으로 갈렸다. 누군가는 사업을 벌였고, 주민들은 체감하지 못했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반신반의하며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
화수화평 구역은 절차상 10여년째 '조합설립' 단계다. 재개발이 멈춰 선 동안 화수화평에는 지역주택조합 얘기가 오갔고, 뉴스테이가 추진됐다. 웬만한 개발 바람은 모두 스쳐갔다. 그때마다 마을은 뒤숭숭했다. 바람은 바람일 뿐이었다. 부동산 경기가 등락하며 개발 사업은 마을을 흔들었지만, 겉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재개발을 확정 짓는 관문인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도 장담할 수 없다. 보상과 이주, 철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과의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마을은 꿈틀거렸다. 재개발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른 갈등이 전부가 아니다.
인천일보는 지난해 봄부터 1년 9개월간 화수화평 재개발 구역을 들여다봤다. 재개발 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계절마다 심층 인터뷰했다. 재개발 조합 관계자와 공무원, 지방의원, 인근 재개발 구역 주민,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만나 변화상을 기록했다. 행정절차 과정에서 불거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등 도시유산 존폐 문제, 재개발 조합 내부 갈등도 짚었다. 인터뷰와 취재 기록, 각종 자료를 통해 확인한 사실을 바탕으로 재개발이 하나의 마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6회에 걸쳐 재구성한다.
인천에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지정된 정비구역은 모두 226곳에 이른다. 원도심 동구에는 재개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 화수화평 구역 옆으로는 신축 아파트가 솟구쳤다. 또 다른 동네는 흙더미로 변했거나, '철거'라는 빨간 글씨가 쓰인 채 집들이 비워졌다. 화수화평은 이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계절이 두 번 바뀐 이번 기획의 무대는 화수화평이지만, 결국 인천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12면<[화수화평의 봄여름가을겨울] ① 두 개의 화수화평>
/이순민·이창욱·이아진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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