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기념일 맞춘 날 단 한 번
올해는 참석자 고려 2주나 앞당겨
시민단체 “날짜 변경 이유 설명”
 

해경 노고를 격려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지정된 '해양경찰의 날' 행사 개최일이 뒤죽박죽이다.

지난 10여년간 제날짜에 치러진 적이 거의 없으며, 올해 행사는 13일이나 앞당겨 열기로 해 누굴 위한 행사인지 의문이 들고 있다.

27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이 28일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갑문에서 열린다.

해양경찰의 날은 해상 치안에 힘쓰는 해경 노고를 격려하고, 해양 자원 보호와 관리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당초 해경 창설일인 12월23일이었으나 2011년부터 배타적 경제수역 발효일인 9월10일로 변경됐다.

그러나 기념일에 맞춰 개최된 행사는 지난 12년간 단 한 번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개최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9월16일 ▲2012년 9월24일 ▲2013년 9월24일 ▲2014년 9월12일 ▲2016년 9월9일 ▲2017년 9월13일 ▲2018년 9월7일 ▲2019년 9월27일 ▲2022년 9월15일로, 개최일이 제각각이었다.<표 참조>

2021년에는 제날짜인 9월10일에 치러졌지만 외부인 없이 자체 행사로 진행됐다.

2015년 행사는 제주 추자도에서 전복된 낚싯배 사고로 실종자 수색에 전념하기 위해,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각 취소됐다.

더구나 올해 행사 개최일이 약 2주나 앞당겨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 등 주요 인사 일정에 맞추다 보니 기념일과 동떨어진 날짜를 개최일로 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해양경찰의 날은 해양 주권 수호에 대한 국민적 소망과 국가적 사명을 재확인하는 날”이라며 “공공기관의 공식적이고 정례적인 행사는 날짜를 맞춰서 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다. 제때 진행되지 않으면 적절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참석자 일정이나 공휴일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행사 날짜를 조율하기 때문에 개최일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