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게만 감염되는 폐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발원지 경기도 파주와 가까운 인천 양돈농가들도 ASF 사정권에 포함돼 인천시 등 지자체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7일 방역당국과 인천시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경기도 파주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ASF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관계 부처는 강력한 초동 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ASF가 처음 발생한 파주 양돈농가에선 돼지 5마리가 고열 증상을 보이다가 16일 오후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돼지는 모두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이 농가 주변에서 사육 중인 돼지 일부가 전날 인천 도축장으로 출하된 것으로 확인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3·18·19면
시 농축산유통과 이동기 팀장은 "돼지열병이 발병된 지역에 있던 136마리의 돼지들이 인천 도축장으로 출하된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폐기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인천에선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인천 양돈농가는 강화군 35곳을 포함해 모두 43곳이며, 돼지 수는 4만3108두 정도다.
다른 지역에 비해 농가 규모가 작으나 ASF의 폐사율이 100%에 이르다 보니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많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사실을 확인하고 강화군과 옹진군 등 전국 접경지역 10곳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시는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팀장은 "보건환경연구원·가축위생방역본부 등과 함께 양돈농가를 방문해 돼지열병 혈청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등 거점 소독과 통제초소 방역 강도를 높여 돼지열병의 인천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ASF는 사람에겐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박범준·임태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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