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소비위축 우려 … 현황파악·확산 촉각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17일 오전 파주시 연다산동 주민들은 아침부터 TV를 통해 나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민들은 주택 밀집 지역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돈사가 있었지만 이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돼지열병 발생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다산1리 김형운 통장은 "아침에 파주시에서 발병소식을 통보받기 전까지 주민들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주민들에게 돼지열병 발병소식을 전파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방송을 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축협에서도 현황파악과 추가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방역당국의 실시간 발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철호 파주연천축협조합장은 "다행스럽게도 돼지열병이 공기감염이 아닌 접촉에 의한 감염이라 구제역처럼 확산될 것 같지 않다"며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파주시와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돼지고기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는만큼 업계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순진(47)씨는 "계속된 불황으로 지역경기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고기의 소비를 둔화시킬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파주시는 발생농장과 농장주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의 살처분 대상 돼지 3950두를 18일 오전까지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역 12곳에 24개(양방향)의 통제 초소를 설치, 하루 14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농업기술센터, 탄현면 낙하리, 적성면 두지리 등 3곳의 거점소독시설도 운영 중이다.
파주와 인접한 포천시와 연천군도 비상이다.
포천시는 차단 방역을 위해 연천군과 인접한 창수면 군자교 사거리에 거점소독초소를 설치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천 영중면 돼지를 키우는 박모(62)씨는 "일시 이동 중지 문자메시지에 힘이 쭉 빠지고 아무 생각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연천군 전곡읍 돼지농가 성모(57)씨는 "농장 입구에 통제선을 치고 인력을 대기시키면서 외부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야생멧돼지 침입 방지 울타리 설치, 외부인과 음식물·사료 차량 차단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지역에는 91농가(10만마리), 연천에는 100농가(17만7159마리), 포천시에는 159농가(27만8628마리) 등 3개 시군 350농가에서 55만5787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파주·포천·연천=김태훈·김은섭·이광덕 기자 kim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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