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 막으려면 신속한 살처분 중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김재홍(사진)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인터뷰를 통해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농가까지 확산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발생 농가의 돼지를 살처분해야 한다"며 "살처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전염병이 금세 옮겨붙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무엇보다 초기 대처와 현재 상황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김재홍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감염 농장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발생 농가 조사뿐 아니라, 발생 유입의 원인이 무엇인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함께 정확한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재홍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원인에 대해 '외부 유입'의 가능성을 들었다.

김 교수는 "해외에 다녀온 외국인 노동자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도 있고, 북한에서 멧돼지가 휴전선을 넘어서 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감염된 돼지 혹은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과 접촉하거나, 음식물 잔반을 돼지가 사료로 먹는 경우 등 전염엔 수십 가지 경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진드기에 의한 전파도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은 창문이 없어 밀폐돼 있고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쓰지도 않았을뿐더러 야생 멧돼지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가 쳐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역학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어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재홍 교수는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히면 바이러스가 죽게 돼 상관이 없지만, 햄과 소시지 등 돼지고기를 염장 처리한 가공품은 바이러스가 3~4개월 생존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당분간 외국에서 돼지고기 가공품 등을 가지고 오는 것을 각별히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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