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테크노밸리 사업 발표에 아파트값 '하락세' 조짐
업계 "루원·검단신도시 분양자도 집 내놓고 옮겨가"
▲ 정부가 지난달 19일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사진은 21일 인천 계양구의 신도시 예정 부지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최근 3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인천 서구·계양구 아파트 값이 계양테크노밸리 개발사업 발표 이후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아파트 값이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전환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 발표가 아파트 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21일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아파트 값 매매상승률은 지난 10월부터 3개월간 매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래픽 참조> 3개월간 평균 상승률은 0.1%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마찬가지로 계양구 아파트 값도 같은 기간 평균 0.12%씩 매주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이 발표된 직후 24일 매매상승률은 서구 0.07%, 계양구 0.14%를 기록한 이후 31일 0.04%·0.08%, 이달 7일 0.04%·0.06%로 하락세를 그렸다.
특히 이달 14일을 기점으로 서구는 -0.01%를 기록해 가격 하락세로 돌아섰고, 계양구는 0%로 제자리를 유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을 하락세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수요층이 신도시 소식에 이사를 미루거나 거래를 멈추고 관망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청약시장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 11월 검단신도시 금호어울림센트럴 분양에서 74㎡ A형의 경쟁률은 8.04대 1로 나타났다. 나머지 평형도 모두 4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9일부터 11일 이뤄진 검단신도시 AB6블록 한신더휴 청약은 84㎡ B형에서 350세대 모집에 미분양이 발생했다. 74㎡ B형도 1순위 미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인천 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계양테크노밸리 발표 후 루원시티나 검단신도시를 분양받은 사람들도 집을 내놓고 옮겨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다들 고민하고 갈등하는 분위기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신도시를 밀어줄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부동산 업자들이 계양신도시를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주민들도 갈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거래량도 시원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12월 주택 매매거래량'에 따르면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이 발표된 지난달 인천지역 거래량은 4427호를 기록했다. 전년도 5129호보다 13.7% 감소한 수치다. 전달 5249호와 비교해도 15.7% 줄었다.

김덕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서구지회장은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등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서울지하철 연결 등 교통 대책 마련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영·임태환 기자 erhist@incheonilbo.com



관련기사
'서울 집 값 잡기' 희생양 된 인천 "정부의 신도시 발표에 인천 집값은 오히려 떨어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죠."21일 인천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의 3기 신도시 발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당시 계획에는 계양테크노밸리 내 1만7000가구 조성이 포함됐다.당시 정부는 수도권 지역 집값 잡기라며 홍보했지만 인천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서울 집값 잡기가 초점인 정부 정책이 인천 미분양 사태를 부추기는 한편 서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천지역 부동산 가치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과 가까운 인천에 잇따라 대규모 아파트 공급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