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이행률 57.92%… 空約·정치 불신 우려

말 뿐인 공약은 공(空)약에 불과하다. 많은 시민들은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에게 실망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공약을 내놓은 4·13 총선 후보자들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리한 공약이 정치 불신 낳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정치인들이 내놓는 공약을 검증하고 얼마나 실천했는지 가늠하고 있다.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기간 동안 내놓은 약속도 주요한 분석 대상이다.

지금까지 인천지역 국회의원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 2월 본부가 내놓은 '19대 국회의원 공약이행현황 분석'을 살펴 본 결과, 인천지역 의원들의 공약 이행 수준은 완료 기준으로 57.92%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약속의 '절반'만 간신히 이행했다는 뜻이다. 이마저도 전국 평균 51.24%와 지난 18대 29.17% 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가 각 의원들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이행률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던지고 보는 식'의 공약은 시민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7% 경제성장·국민소득 4만달러·7대 강국)은 지켜지지 않은 약속으로 남겨졌다. 지난해 기준 국민소득은 2만7340달러에 불과하다.

재원조달 방법 내놔야

공약을 실현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특히 대규모 SOC 사업에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이 투입된다. 대표적인 SOC 사업인 지하철 건설에는 노선 1㎞당 100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게 정설이다.

정부와 인천시의 곳간은 한정적이다. 중앙정부의 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역대 최대인 590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무려 100조 원이 늘어난 수치다. 시도 3조2206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고, 지난 2012년 이후 긴축재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용이 태부족해 2014년으로 앞당겼던 완공 시점을 2016년으로 다시 미루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대다수 후보들은 지금까지 SOC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예산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선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사업부장은 "당선돼야 한다는 조급함이 현실성 없고 검토 없는 공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부분의 공약에서 이러한 경향이 보인다"라며 "이는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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