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 동원 슬픔 서린 '산곡동 영단주택'
▲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부평역사박물관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슬픈 역사' 산곡동 영단주택 관련 보고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부평역사박물관이 편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이다.

이 책은 부평에 있는 일제강점기 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 임대할 목적으로 개발된 부평 영단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부평 영단주택은 1941년부터 1943년 경인기업주식회사에서 한옥 형식으로 임대 주택과 합숙소를 건설해 운영했고, 이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주택영단이 인수했다. 이어 1944년 일본식 임대 주택을 추가 건설해 통합했다.

이곳 주민들은 경인기업주식회사가 건립한 주택을 '구사택', 조선주택영단이 건립한 주택을 '신사택', 이 둘을 합쳐 '산곡동 영단주택'이라 부른다.

신동욱 부평역사박물관장은 “이곳은 재개발 부지에 포함되어 철거가 임박했다”며 “철거 이전에 기존 조사를 보완하는 입장에서 재조사를 실시했고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합숙소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평역사박물관은 산곡동 영단주택의 마지막을 담는다는 사명감으로 조사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곡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 및 주택 소유주의 협조를 받아 합숙소 1개동(산곡동 87-218∼221번지)를 조사 대상지로 선정해 현장조사와 실측을 벌였다. 사진은 오석근 작가가 촬영했다.

이 책은 학술편과 자료편으로 구성됐다. 학술편은 산곡동 영단주택의 조성과 변화, 생활문화 등이 소개됐다. 자료편에서는 이 곳에서 삶을 지탱한 부평주민들의 구술과 에세이, 사진 등을 비롯해 풍경이 담겼다.

산곡동 사람들 이야기에는 봉다방 최정숙씨의 '해를 보는 게 부끄러워서 버텨 낸 거야', 회락춘 유치부의 '세월을 지켜온 맛', 백마극장 김옥랑씨의 '영화를 싫어한 영화관 주인', 거리의 미술 이진우씨의 '산곡동 동네 화가', 한동규씨의 '이 길옆에 나를 기억할 수 있는 작은 비석 하나 있었으면'이 구술됐다. 이어진 산곡별곡이란 제목의 에세이에는 영단주택의 골목과 시장, 점포, 담장 칠판 등이 써내려졌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관련기사
[책] 수도권 도보여행 50선 “길을 나서세요. 혼자서도 좋고, 함께라면 더 좋습니다. 역사와 인물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걷기 도사 윤광원이 책 <수도권 도보여행 50선>을 펴냈다.이 책은 접근하기 쉽고,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 곳을 걷기의 최적의 장소로 여긴다. 그렇게 수도권이 택해졌다.윤광원은 “걷기를 좋아하고 역사의 인물 및 문화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자로서 걸으면서 알게 된 이야기들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직접 만나 뵙고 전해드릴 수 없으니 책으로라도 길에 얽힌 이야기들을 공유하고자 했다”는 책을 쓴 이유를 설명 [책] 사피엔솔로지 지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무언가(살아 있다. 혹은 살 수 있다)가 있다.인류는 탄생부터 지금껏 생존에 몸부림쳤다. 동종끼리, 혹은 이종끼리. '다르다'를 '틀리다'로 인식하는 순간 가차 없이 씨를 말렸다.송준호 인하대 의대 교수가 책 <사피엔솔로지>을 썼다.송 교수는 “이 책은 과학과 의학이란 다소 어려운 분야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며 “이 땅의 모든 학생에게 벗이 될 수 있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책의 제목인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 (Sap [책] 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 강화도 <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 강화도>는 교과서 밖 역사서이다.한민족 시대를 통틀어 강화가 주인공이 아닐 때는 없었다. 변방인 적도 없다. 이 책은 그런 강화의 하늘·땅·사람·마음에 새겨진 이야기를 담았다.이 책을 규정짓는 문장은 “강화도는 섬이다. 바람 부는 섬이다. 그러나 그 바람 속에는 역사의 흔적이 실려 있다. 강화도의 해안이나 내륙에는 어딜 가나 과거의 유산이 숨 쉬며 역사를 노래한다”이다.이에 '하늘의 길'에는 '단군, 하늘에 제사를 올리다'와 '신과 함께, 강화의 무속', ' [책] 철종의 눈물을 씻다 강화도령 이원범의 삶과 그의 시대사 철종은 비운의 왕이다. 그의 행적은 '나무꾼', '무지렁이', '겁쟁이', '사랑꾼' 등으로 깎아 내려졌다. 안동김씨 세도정치가 득세하며 강호도령 이원범은 꼭두각시 왕 노릇에 힘겨워했다. 철종은 세도정치에 맞섰지만 결국 꽃을 피우지 못하고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승하했다. 기울어가는 조선은 사실상 철종을 끝으로 망국에 접어든다.철저히 왜곡된 철종의 이미지. 영화, 드라마가 바보 철종을 각인시켰다.그런 철종의 한을 풀기 위한 책 <철종의 눈물을 씻다. 강화도령 이원범의 삶과 그 [책] 죽산 조봉암 평전 '자유인의 길' “진보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도자의 한 사람이다.”죽산 조봉암(1899~1959)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에 연초 나온 <죽산 조봉암 평전 : 자유인의 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이 책은 조봉암을 진보정치인이라는 틀에 가두지 않고 특정 진영을 뛰어넘어 한국 현대사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죽산을 새롭게 조명한다.신동호 현대사기록연구원 연구위원장은 “죽산은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정치인이면서도 제도정치인으로서 매우 유능하고 현실적인 정치인상을 보여주었다”며 “국가를 설계하는 제헌의원으로서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원칙을 고 [책]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무더위 지쳐있는 심신에 잠깐의 휴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책이 넘쳐 난다. 그중 다소 멀게만 느껴지던 '화학'을 소재로 다양한 화학의 발견을 통한 인류 문명을 변화시킨 이야기를 엮은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는 흥미와 재미까지 더한다.이 책은 출판사 사람과 나무 사이에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으로 “최첨단 문명을 꽃피운 온갖 물질과 제국주의·세계대전의 중심에 '화학'이 있었다”는 홍보 문구가 인상 깊다.이 책에 따르면 프랑스 정원사 조제프 모니에가 철근과 콘크리트의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