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탄생부터 지금껏 생존에 몸부림쳤다. 동종끼리, 혹은 이종끼리. '다르다'를 '틀리다'로 인식하는 순간 가차 없이 씨를 말렸다.
송준호 인하대 의대 교수가 책 <사피엔솔로지>을 썼다.
송 교수는 “이 책은 과학과 의학이란 다소 어려운 분야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며 “이 땅의 모든 학생에게 벗이 될 수 있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의 제목인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 (Sapiens)'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창안해낸 용어로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을 가리킨다.
<사피엔솔로지>는 현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역사로 시작하고, 성이란 종족 번식의 '이기적 유전자'를 풀이한다. 이어 인류 특유의 혁신 본능과 통제 욕구를 발휘해 지구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된 이유와 생명의 비밀이 담긴 유전자와 우리 종의 핵심 역량인 뇌의 신피질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실존의 위협'에서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인류가 거둔 성과가 불러일으킨 실존적 위험을 되짚었다.
저자는 핵, 유전자 편집, 환경오염과 기후 온난화 등 인류가 6번째 대멸종을 향해 시계 태옆을 빨리 감고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송 교수는 호포사이엔스 탄생으로 책을 열며 프랑스 고인류학자 이브 코팡의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를 가져왔다.
그는 “이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무대인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인류 발생의 인큐베이터가 된다”며 “이곳의 탄자니아 올두바이 계곡,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삼각주에서는 700만 년에 걸친 제각기 시대가 다른 수많은 종류의 호미닌과 호모 속의 화석이 파노라마처럼 발견됐다. 이들 중 수만 년 전 동아프리카 지구대를 탈출한 한 줌의 종족이 오늘날 지구를 지배하게 된다. 호모사피엔스가 그들이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사피엔솔로지> 말미에 “우리는 시간이나 공간으로 우주의 한 점에 불과했지만, 그 점 안에 은하를 아우르는 정신을 갖고 있었다”라고 썼다.
송 교수는 미시간대학(University of Michigan)에서 1년간 생체인공신장을 공부하는 동안 인류학, 정치학, 인지심리학 분야를 접했다. 병원에 산학연(産學硏) 융합연구 부서를 만들면서 바이오와 ICT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목도했고, 해외 협력을 총괄하는 동안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미개발 지역을 돌아다니며 문화적, 인류학적 다양성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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