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뭐든 더 하고 싶어지게 만들어지는 건 제가 사랑하는 예술 작품, 그리고 작가님들을 향한 '덕질'입니다." (북극서점 대표 슬로보트)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좋아해도 된다는 확신이 들 때 같습니다." (토크 프로그램 참가자 20대 이 모 씨)
2023 인천 아트북페어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열렸다.
▲ 2023 인천 아트북페어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열렸다.

토요일인 10일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 유명 독립서점 북극서점(@bookgeuk, 인스타그램)이 주관한 2023 인천 아트북 페어가 서구 코스모40에서 열렸다. 

전국 독립서점과 작가, 출판사 등 165팀이 참가한 아트북 마켓 펼쳐진 가운데 시민이 직접 참가해 드로잉 열쇠고리와 스탬프 엽서를 만들 수 있는 이색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극서점의 대표이자 책방지기인 슬로보트는 이번 북페어가 "단순 마켓이 아닌 하나의 전시로서 시민께 기억되길 바란다"며 "뭘 꼭 구매하지 않으시더라도 시각 예술 분야의 한 전시로서 관람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얻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북페어' 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공들여 마련했다고 밝힌 ○○○작가의 팝업 전시를 놓치지 말 것을 귀띔해주기도 했다.

"『무슨 만화』로 블랙 유머계의 돌풍이 된" ○○○작가를 섭외하고자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밝힌 북극서점 대표는 이번 전시는 표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모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인천의 두 번째 만남이기도 하다.
▲ "『무슨 만화』로 블랙 유머계의 돌풍이 된" ○○○작가를 섭외하려고 각별히 공들였다고 밝힌 북극서점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표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모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인천의 두 번째 만남이기도 하다.

1∼2층을 가득 메운 부스 가운데  『저 청소일 하는데요?』로 꾸준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예지 작가(@kimgaaji)의 모습도 보였다.

그간 코로나 때문에 현장에서 독자분들과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 많이 아쉬웠는데 오랜만에 행사에 참여하게 돼 설레 잠도 설쳤다고 밝힌 김 작가는 신간 『다 똑같이 살 순 없잖아』로 인사드리러 왔다고 웃어 보였다.

수차례 북페어에 참여해온 김 작가지만 "매번 귀하게 여겨지는 시간"이라며 자신의 책이 독자에게 건네지는 걸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특별하고 무척 기쁜 경험이라고 말했다.
▲ 수차례 북페어에 참여해온 김 작가지만 "매번 귀하게 여겨지는 시간"이라며 자신의 책이 독자에게 건네지는 걸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하고 무척 기쁜 경험이라고 말했다.

토크 프로그램 역시 빼곡히 자리를 채운 시민들로 열띤 호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

SF 소설계 하나의 고유 명사로 자리매김한 김초엽 소설가의 감각에 대한 강연을 시작으로 단단하면서도 늘 따뜻한 글을 쓰는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이 시대에 필요한 공감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번 북페어 주제인 '일상을 살게 하는 가벼운 불꽃' 관해 묻자 신형철 평론가는 "현재 자신의 가장 큰 에너지는 아이"라며 웃어 보였는데, 그래서 더 많이 공감하기 위해 조심하는 세상, 그리고 공부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 이번 북페어 주제인 '일상을 살게 하는 가벼운 불꽃' 관해 묻자 신형철 평론가는 "현재 자신의 가장 큰 에너지는 아이"라며 웃어 보였는데, 그래서 더 많이 공감하기 위해 조심하는 세상, 그리고 공부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에는 상상력도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질문도 많이 필요하다"며 "공감을 단순히 능력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공부가 필요하다"라는 신형철 평론가의 말에 강연에 참석한 많은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진 김연수 소설가 '그건 오해다. 나는 이해했다'  낭독회는 이야기가 가진 힘을 오롯이 청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안심이 돼요." 김연수 소설가가 가만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가는 문장 중 가장 와 닿았던 문장이었다.
▲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안심이 돼요." 김연수 소설가가 가만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가는 문장들 중 가장 와 닿았던 문장이었다.

김연수 소설가는 "강연과 달리 낭독회는 소설을 준비해오다 보니 만나는 분들과 정말 나의 것을 나누는 기분이 들어 스스로 농사꾼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3시간 가까이 계속된 프로그램을 모두 함께 한 20대 시민은 서울에서 아침부터 부지런히 오길 잘했다며 "좋아하는 작가님들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으니 더 멋지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강연을 들으러 왔다는 40대 시민은 "마켓과 강연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몰입이 방해될 정도는 아니어서 3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을 사랑하는 인천 토박이로서 인천에 독립출판 관련된 전시가 없는 게 안타까워 먼저 나선 지 벌써 수년째, 북극서점 대표는 "이제 또 다른 누군가도 '덕질'을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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