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현지시각) 미 루이지애나 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 현장./사진=루이지애나주 경찰 제공, AFP, 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루이지애나주 고속도로 1마일(1.6㎞) 구간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로 인한 피해 차량은 최소 168대, 사망자는 8명, 부상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루이지애나주 경찰은 밝혔다.

앞서 사고 당일 피해 차량 158대, 사망자 7명, 부상자 25명으로 발표된 수치와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당국은 뉴올리언스 서북쪽에 있는 세인트 존 더 뱁티스트 패리시 지역 55번 고속도로(I-55)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에 있던 모든 차량을 견인했으며, 도로교통국 직원들이 사고 잔해와 차량에서 나온 연료, 화학물질 등을 청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3일(현지시각) 미 루이지애나 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 현장./사진=루이지애나주 경찰 제공, AFP, 연합뉴스

당국 및 사고 피해자들은 무려 1.6km 구간서 다중 추돌을 일으킨 범인으로 "슈퍼 안개"로 지목하고 있다.

지역신문인 뉴올리언스 애드버커트에 따르면 사고 피해자인 40대 클라렌시아 패터슨 리드 씨는 당일 오전 I-55 고속도로에 짙은 안개가 끼어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바로 앞차와 부딪히기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멈췄지만, 뒤에 있던 차량 여러 대가 자신의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쾅, 쾅 소리가 나기 시작하며 최소 30분 동안 계속 충돌하는 소리만 들렸다"고 당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리드 씨는 다행히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아내인 리사 패터슨 리드(56)는 차 안에 갇혀 옆구리와 다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피해자인 40대 크리스토퍼 콜 씨는 사고 차량 더미와 충돌 후 차에서 탈출하기 위해 조수석 문을 발로 차서 열어야 했다면서 "매캐한 연기 냄새와 함께 차에서 유출된 라디에이터 냉각수 냄새가 주변 공기를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동시에 다른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와 계속되는 충돌음,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 및 전문가들은 사고 당일 오전엔 안개가 유독 짙어 가시거리가 '제로'(0)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기상학자들은 습기와 연기가 뒤섞일 때 슈퍼 안개가 발생한다며, 이로 인해 가시거리가 10피트, 약 3m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바다와 연결되는 큰 호수를 가로지르는 곳으로 아침에 안개가 자주 끼는데, 최근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유입돼 '슈퍼 안개'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CNN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극심한 가뭄이 루이지애나주 전역의 62%에 걸쳐 이어지고 있으며, 사고 지역과 가까운 뉴올리언스시의 습지 땅 밑에서는 불이 계속 타고 있어 당국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