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는 집 담장 옆 건물은 공사중이다. '어린이 집'에서 '노인보호시설'로 문패를 바꾸어 달 모양이다. 주변을 돌아보니, 학원이나 산부인과 병원 등이 변경하여 그렇게 된 곳이 참 많다. 이제는 서울에서도 사라지기 시작한 고등학교. 무서우리만큼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출산율이 가장 큰 요인이다. 국가사회가 유지되려면 단순하게 계산해도 남녀가 혼인해서 2명을 낳아야 한다. 즉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2명 이상은 낳아야 하는데, 합계출산율(2001년)은 1명도 채 안된 0.81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깼다'고 외신에서는 난리다. 젊은이 수가 감소했고, 혼인연령이 늦어진 것도 모자라 아예 혼인율이 급격하게 하락했으며, 혼인을 한다 해도 늦게 낳고 안 낳거나 덜 낳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스톱'으로 따지면 쓰리고에 피박에 광박까지 싹 털릴 판이다. 하지만 대책이 없다. 매년 수십조 원이 드는 정책비를 아예 1인당 출산비 2억원씩 주는 방안이 설득력 있다. 물론 성차별적 사회 구조와 가부장 문화 자체를 바꾸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玄(현)은 깊고 오묘함이요, 符(부)는 부호나 표식을 말한다. 도덕경 제55장 玄符(현부-표현할 수 없는 깊은 진리)에서 노자는 갓난아이 비유를 통하여 道의 조화로움을 알리고자 했다. 조화란 어느 한 방향으로 극단적이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려 모순됨이나 어긋남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攫(확)은 가로채거나 움켜잡는다는 뜻으로서 攫鳥(확조)는 매나 독수리처럼 억세고 사나운 새를 가리킨다. 여러 군데의 판본에서 全(전)은 (최)로 쓰였는데, 갓난아이의 음부를 말한다. 握固(악고)는 네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쥐는 모습이며, 益生(익생)은 貪生(탐생)과 같으니 욕심을 부려 더 살려고 바둥대는 모습이다. 祥(상)은 길흉의 징조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재앙'으로 썼다.
덕을 두텁고 후하게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에 비길 수 있다. 독벌레도 쏘지 않고, 맹수도 할퀴지 않고, 사나운 새도 낚아채지 않는다. 뼈가 약하고 근육은 부드럽지만 쥐는 힘이 굳세다. 남녀의 교합을 모르면서도 발기하는 것은 정기가 가득 찼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기가 조화롭기 때문이다. 조화의 도리를 아는 것을 恒常(항상.변함이 없음)이라 하고, 항상을 아는 것을 밝음(明)이라 한다. 삶을 무리하게 탐내는 것은 재앙이며, 욕심으로 기운을 부리는 것을 강하다고 한다. 만물의 기운이 壯盛(장성.씩씩하고 힘참)하면 언젠가는 쇠하게 마련이니 그것은 무위의 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가 아닌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①'무엇을 주다' 할 때 쓰는 글자 付(부)에는 두 사람이 그려져 있다. 한 사람(亻)은 받고 한 사람은 손(寸촌)에 쥔 것을 건네주는 모습이다. ②이때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도록 대나무(竹죽)에 기호를 써서 준다(付). 이것을 증표(符부)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유효한 출산율 대책으로 비혼출산(혼외자)을 주장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선 비혼 출산이 핵심 요인이라 한다. 필자의 남동생은 넷인데, 그 중 세 명이 장가를 못가고 있다. 이참에 한 마디 한다. “죄다 정자은행에서 유전자 좋은 백인 것만 받으려고 할 테고, 결국 한국 토종씨는 마르겠지? 제발 장가 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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