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 한 주택 가스계량기 모습./사진=연합뉴스

급등한 난방비로 연초부터 국민 가계에 큰 타격이 가해진 가운데 전국적으로 또다시 강추위가 찾아와 이번 겨울 국민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선 전체 가계 지출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취약계층일수록 더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하철·버스 요금 등 서민의 발로 불리는 대중교통요금 인상까지 논의되고 있어 국민은 유난히 혹독한 겨울나기에 안간힘을 써야 할 처지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차례(4·5·7·10월)에 걸쳐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려, 1년 사이 42.3%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조사에선 작년 12월 도시가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6.2%, 지역 난방비는 34.0% 각각 올랐다.

이 여파는 최근 온라인상에 잇따라 올라온 "관리비 폭탄" 글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또다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데다 가스요금이 2분기 이후 인상이 예정된 만큼 "폭탄" 인증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 난방원인 가스는 물론이고 전기난로나 온풍기 등과 같은 보조 난방장치 운영비도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역시 지난해 3차례(4·7·10월)에 걸쳐 kWh당 19.3원 인상됐고, 올 1분기에는 추가로 13.1원 올랐다.

최근 6개월 넘게 이어진 5% 이상 고물가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기·가스·수도만 따로 떼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해보니 12.6%에 달해 전체 물가 상승률인 5.1%를 크게 웃돌뿐 아니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엔 더 많은 종류의 공공요금이 더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해 상하수도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투 요금, 주차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체감 정도는 물가 지표에 나타나는 것보다 더 훨씬 크다는 점에 정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수재인 전기·가스는 절약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거듭된 요금 인상은 국민에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특히, 통계청은 작년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연료비(냉난방, 취사 등에 지출하는 비용으로 전기료, 도시가스, LPG 연료, 등유, 공동주택난방비 등을 포함)로 지출한 금액이 처분가능소득 대비 11.8%였다며, 2분위가 5.2%, 3분위가 4.0%, 4분위가 3.1%로 소득이 낮을수록 연료비 지출 비중이 큰 만큼 북극 한파 속 공공요금 인상은 소득이 낮은 계층에 더 큰 고통으로 귀결됨을 보여준 바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관련기사
이재명 “유가상승과 강추위에 난방비 폭탄…차제 횡재세 도입 검토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을) 대표는 25일 최근 난방비와 관련해 “정부에서 전기요금, 가스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특히 취약계층의 고통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엄청난 강추위 때문에 국민들께서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며 “저희 집에도 난방비가 나오는데 갑자기 너무 많이 올라서 깜짝 놀라서 잘못 계산된 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이어 “취약계층들의 어려움이라는 것이 상상 초월한다는 점들 정부 당국자들이 인식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이 대표는 설마 했던 난방비 인상, 고지서 보니 ‘2배↑’…이 정도였어? "앞으로 한동안 한파가 계속된다던데 난방 켜도 될지 무섭네요."인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 사는 A 씨, 공급 면적 89㎥로 지난 3년간 평소 겨울철 관리비는 20만 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번 달 우체통에 꽂힌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11월과 전기, 수도, 난방 사용량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비가 2배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전월 관리비와 증감액 부분을 살펴보니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바로 난방비, 지난달 약 6만6천 원이 나왔던 것이 무려 18만 원 올라 약 25만 "에너지바우처 30만 원·가스비 할인 두 배"…예상 대상은? 26일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겨울철 ‘난방비 급등’으로 인한 취약계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원과 가스요금 할인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기초생활수급가구 및 노인질환자 등 취약계층 117만6천 가구에 대해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15만2천 원에서 30만4천 원으로 두 배로 인상하기로 했다.가스공사 역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대해 가스요금 할인 폭을 올겨울에 한해 현재 9천 원∼3만6천 원에서 1만8천 원∼7만2천 원으로 두 배 인상한다고 밝혔다.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