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 계량기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으로 한동안 한파가 계속된다던데 난방 켜도 될지 무섭네요."

인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 사는 A 씨, 공급 면적 89㎥로 지난 3년간 평소 겨울철 관리비는 20만 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번 달 우체통에 꽂힌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11월과 전기, 수도, 난방 사용량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비가 2배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전월 관리비와 증감액 부분을 살펴보니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바로 난방비, 지난달 약 6만6천 원이 나왔던 것이 무려 18만 원 올라 약 25만 원이 부과됐다. 개별난방을 하는 아파트이기에 나름 온도 조절을 한다고 했던 A 씨기에 이 고지서가 당황스럽기만 했다.

 

도시가스 요금 급등 여파로 난방비가 폭탄이 실재화되자 전국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SNS에서는 특히 작년 12월분 난방비 인상 폭에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요금이 오른 이유에 대한 설명을 촉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난방비는 도시가스와 열요금으로 나뉘는데 중앙난방과 개발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그 연료인 액화천연가스, 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요금을 책정해 각 지자체에서 공급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한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요금은 집단 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맞춰 조정하는데, 도시가스와 열요금은 최근 1년 사이 각각 38.4%, 37.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가정마다 난방비와 온수비가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 가량 늘어난 이유는 액화천연가스, LNG 수입 가격에 따라 함께 그 가격이 출렁이는 도시가스 요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도시가스 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 국민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작년 말부터 LNG 국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시가스 요금이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만큼 추가 인상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9조 원이라 밝히며 재정 상태가 나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관세청에선 지난해 국내 액화천연가스, LNG 수입 물량은 4천639만 4천832톤으로,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은 254억5천278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조 5천억 원에서 500억2천21만 달러, 우리 돈 약 62조 원으로 두 배로 쑥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NG 수입 가격이 지난해 6월 t당 762.07달러, 우리 돈으로 약 94만 원에서 같은 해 12월 1천255.04달러, 약 155만 원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고공 행진하는 환율의 여파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7월 이후에만 무려 4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국민이 내는 도시가스 요금이 1년 사이 월평균 1만 1천390원가량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겨울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요금 인상 폭은 이보다 더 혹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설 연휴, 고물가에 공공요금 인상으로 유난히 춥게 보내는 국민이 많아질 것 같아 우려가 크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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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에 난방비 부담도 큰데…공공요금 또 오른다 급등한 난방비로 연초부터 국민 가계에 큰 타격이 가해진 가운데 전국적으로 또다시 강추위가 찾아와 이번 겨울 국민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선 전체 가계 지출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취약계층일수록 더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더군다나 지하철·버스 요금 등 서민의 발로 불리는 대중교통요금 인상까지 논의되고 있어 국민은 유난히 혹독한 겨울나기에 안간힘을 써야 할 처지다.2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에너지바우처 30만 원·가스비 할인 두 배"…예상 대상은? 26일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겨울철 ‘난방비 급등’으로 인한 취약계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원과 가스요금 할인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기초생활수급가구 및 노인질환자 등 취약계층 117만6천 가구에 대해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15만2천 원에서 30만4천 원으로 두 배로 인상하기로 했다.가스공사 역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대해 가스요금 할인 폭을 올겨울에 한해 현재 9천 원∼3만6천 원에서 1만8천 원∼7만2천 원으로 두 배 인상한다고 밝혔다.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