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개철수가 죽었다' 출판
단편 12편 수록 소설집…경험 각색
해학·유머에 녹인 죽음, 여지 남겨
문화인터뷰
▲ 정이수 소설가

“재미는 좋은 소설이 되기 위한 핵심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웃음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때로는 눈물짓고 함께 분노하며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도록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정이수 소설가가 6년 만에 소설집 <개철수가 죽었다>로 돌아왔다. 표제작인 <개철수가 죽었다>를 비롯해 12편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표제작 <개철수가 죽었다>는 '62 범띠'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사용하는 가명의 '술붕어'와 '개철수' 사이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작품 속 화자는 술붕어가 게시한 개철수의 부고 소식을 접하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들에게 낯설지 않은 친근함을 느끼고 장례식장을 수소문해 찾아가면서 그들의 우정 이야기에 따라 들어간다.

해당 작품은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다. “제가 '54년생 말띠' 카페에 가입했는데 실제로 술붕어가 개철수에 대한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렸어요. 이것을 소재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동의를 구하고 제목과 한두 개의 내용을 가져다 쓰고 그 위에 상상을 덧입혀 소설 작품으로 탄생시켰죠.”

작가는 단순한 서사적 줄거리에도 농익은 재치와 구수한 입담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제 취미가 작품 속 화자와 같은 사진 찍기에요. 술자리도 종종 갖는 편이라서 주인공들이 술자리에서 던지는 농담들도 어색함 없이 표현하며 인물들의 심리를 살리는데 도움이 됐죠.”

그의 해학과 유머에 녹아든 죽음이란 생의 진지한 의식까지 녹아들어 있어 필요에 따라 독자들이 스스로 삶과 인연 등 다양한 주제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뒀다. “팬데믹 시대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사람들의 생활상과 심리를 친근하게 다뤄 독자들이 공감하며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어요.”

표제작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 역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사람들이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소설집을 구성했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고 재밌게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글·사진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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