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온기 전달하고 싶었다” LED 조명 이용 도시인 삶 그려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상을 표현해 내일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을 서로 융화시키고 서정적 온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전통 재료인 한지·먹에 발광다이오드(LED)가 만난다면 어떨까. 회색 도시와 자연에서 조용하고 은은하게 밝히는 빛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갤러리레스토랑 밀레에서 장경애 작가의 16번째 개인전 '물빛의 흐름' 전시회가 이번 달까지 열린다.
지하 전시실에서는 LED 조명을 이용해 도시인의 삶과 감정을 그려냈다. 도시에서 떨어진 자연의 물빛을 먹으로 표현했다.
그는 한지의 매력을 살리며 빛을 그리기를 고민하다가 LED를 떠올렸다. 각각 그림이 그려진 다섯 장의 한지를 겹치고 후방에서 LED 모듈을 조정해 특정 부분에만 선택적으로 빛을 냈다.
“빛을 통한 수묵 표현으로 도시 생활하며 느끼는 현대인들의 감정을 먹의 번짐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어요.”
처음에는 미술 재료가 아닌 LED 조명을 이용해 작업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전기 배선 등을 직접 배우고 연구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빛이 퍼지는 각도와 발열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LED 조명이 어떻게 하면 먹과 한지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방법적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실험했죠.”
그는 비가 오는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와 도시 불빛이 만든 모호한 환상은 도시 공간에 대한 기억을 환기하고 반복된 일상 안에 숨겨진 특별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이끈다.
“밤에 비가 와서 흐릿해진 도시 풍경은 낮의 회색 도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요. 그곳에서 스스로 돌아보며 나를 찾고 자아에 고립된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물빛에 흘려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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