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갤러리 레스토랑 밀레서 이달 '물빛의 흐름' 개인전 열어
“서정적 온기 전달하고 싶었다” LED 조명 이용 도시인 삶 그려
▲ 장경애 작 '여우야(余.雨.夜)'.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 장경애 작 '여우야(余.雨.夜)'.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상을 표현해 내일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을 서로 융화시키고 서정적 온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전통 재료인 한지·먹에 발광다이오드(LED)가 만난다면 어떨까. 회색 도시와 자연에서 조용하고 은은하게 밝히는 빛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갤러리레스토랑 밀레에서 장경애 작가의 16번째 개인전 '물빛의 흐름' 전시회가 이번 달까지 열린다.

지하 전시실에서는 LED 조명을 이용해 도시인의 삶과 감정을 그려냈다. 도시에서 떨어진 자연의 물빛을 먹으로 표현했다.

그는 한지의 매력을 살리며 빛을 그리기를 고민하다가 LED를 떠올렸다. 각각 그림이 그려진 다섯 장의 한지를 겹치고 후방에서 LED 모듈을 조정해 특정 부분에만 선택적으로 빛을 냈다.

▲ 장경애 작 '여우야(余.雨.夜)'.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 장경애 작 '여우야(余.雨.夜)'.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빛을 통한 수묵 표현으로 도시 생활하며 느끼는 현대인들의 감정을 먹의 번짐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어요.”

처음에는 미술 재료가 아닌 LED 조명을 이용해 작업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전기 배선 등을 직접 배우고 연구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빛이 퍼지는 각도와 발열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LED 조명이 어떻게 하면 먹과 한지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방법적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실험했죠.”

그는 비가 오는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와 도시 불빛이 만든 모호한 환상은 도시 공간에 대한 기억을 환기하고 반복된 일상 안에 숨겨진 특별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이끈다.

“밤에 비가 와서 흐릿해진 도시 풍경은 낮의 회색 도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요. 그곳에서 스스로 돌아보며 나를 찾고 자아에 고립된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물빛에 흘려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관련기사
[문화인터뷰] 장구보 아트커뮤니티 아비투스 대표 “개항장 이음 1977, 친근한 공간 되고파” 아치 형태의 파벽돌 구조로 멋스러운 내부와 넓은 바다를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과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개항장 이음 1977'.인천 중구 개항장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 근대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로 1977년에 준공된 근대건축자산으로 이기상 전 영진공사 회장의 단독주택으로 이용됐다.인천도시공사(iH)는 역사·지역·건축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시민에게 돌려주는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로써 이곳을 선정하고 지난 2020년에 매입했다.'개항장 이음 1977'은 [문화인터뷰] 정이수 소설가 “인터넷 카페 가명에 상상 덧입혔어요” “재미는 좋은 소설이 되기 위한 핵심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웃음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때로는 눈물짓고 함께 분노하며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도록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정이수 소설가가 6년 만에 소설집 <개철수가 죽었다>로 돌아왔다. 표제작인 <개철수가 죽었다>를 비롯해 12편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표제작 <개철수가 죽었다>는 '62 범띠'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사용하는 가명의 '술붕어'와 '개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