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동해훈련 이견, 신중히 접근해야
▲ 탈(田)을 쓰고 서 있는(共) 모습이 뭔가 다르게(異이) 보인다. / 그림=소헌

“대한제국이 문명개화에 이르지 못해 다른 나라에 예속될 경우 일본의 안전과 동양평화에 화근이 될 것이다.” 공판에서 밝힌 일제 검찰의 주장이었다. 안중근은 그들이 주장하는 문명개화론과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통감부 통치는 오히려 대한제국의 독립에 도움이 되지 않고 동양의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 동양평화란 청, 일본, 대한제국, 샴, 버마 등 모든 아시아국이 대등한 독립상태에서 공존하는 것으로 어느 한 나라라도 독립하지 않은 상태로는 동양평화라고 말할 수 없다.”

안중근은 옥중에서 미완성 집필한 「동양 평화론」에서 하얼빈 의거를 동양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한·중·일 3국이 각각 독립을 유지하면서 서로 상호 부조하여 서양 세력을 차차 동쪽으로 옮겨서(西勢東漸)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에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방법론까지 제시하였다. 이토 히로부미가 바라는 동양 평화는 이웃 나라를 침략해 일본에 종속시키는 것이었기에 안중근은 이토를 저격할 것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다. 그는 이후 5개월간의 수감생활과 공판 과정에서 이토를 사살한 것은 동양 평화를 지키려는 정의로운 응징이었음을 줄기차게 강조했다. 그의 평화론 사상은 서구 유럽 등에서 구상한 평화보다 70년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10년 3월 26일 여순(旅順.뤼순) 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하였다.

 

同(동)은 똑같은 목소리를 내듯 같은 것이고, 異(이)는 서로 다른 모습을 말한다. 도덕경 제41장 同異(동이- 같으면서 다른 것)에서는 노자의 핵심사상인 道와 德에 대해 서로 대응하는 형식을 취하며 설명하고 있다.

 

훌륭한 사람은 도를 들으면 부지런히 행한다. 보통 사람은 도를 들어도 의심쩍어 있는 듯 없는 듯한다. 형편없는 사람은 도를 들어도 크게 비웃는다. 그들이 비웃지 않는다면 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른데, 다음에서 언급하는 글을 보자.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나아가는 도는 물러나는 것 같으며, 평평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다.

높은 덕은 낮은 골짜기 같고, 가장 깨끗한 것은 더러움에 찌든 것 같다. 확고한 덕은 소홀한 것 같고, 강건한 덕은 탐하는 것 같고, 진실한 덕은 텅 빈 것 같다. 큰 장소는 모퉁이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큰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 도는 드러내지 않기에 이름 지을 수 없다. 오직 도는 베풀고 생육하여 이룰 따름이다.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下士聞道 大笑之. 不笑不足以爲道. 故建言有之. 明道若, 進道若退, 夷道若 . 上德若谷, 大白若辱. 廣德若不足, 建德若偸, 質德若 .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形. 道隱無名. 夫唯道 善貸且成. 「道德經」 第41章-同異)

 

異 이 [다르다 / 기이하다 / 거역하다]

①異(이)의 부수는 田(밭 전)이다. 하지만 밭과는 관계가 없고 단지 모양을 취하여 '귀신탈'을 의미한다. ②갑골문에는 얼굴에 이상한 탈(田)을 쓰고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共) 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니, 일반 사람과는 다르게(異이) 보인다는 의미로 쓴다.

'한미일 동해훈련'이라는 같은 사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異見으로 충돌했다.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은 제 형제 꼴 보기 싫다고 동네 깡패를 불러오는 것과 같다. 이는 한강토의 평화분위기를 와해하고 항구적인 분단을 획책하며 냉전체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며, 문을 열고 외부의 도적을 끌어들이는 것과 같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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