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사측과 팽팽한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 카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그간 12차례 넘는 임단협에도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적극적인 쟁의행위를 통해 요구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오는 11월 이후 가동 중단이 예고된 인천 부평2공장에 대해 사측이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번 노조의 쟁의행위로 대책 마련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일보 6월14일·27일자, 7월6일자 1면>
1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2022년 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결의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부평·창원·정비지회 전체 조합원 7622명 중 679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329표, 반대 440표, 기권 825표, 무효 28표로 총원대비 찬성률이 83.0%로 집계됐다.
조합원들의 찬성률이 50%를 넘기면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면 한국지엠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개표 후 진행된 2022년 임단협 단체교섭 13차 교섭에서 김준오 지부장은 “오늘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는 경영진들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다.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한다”며 “조합원을 기만하는 꼼수를 부린다면 결국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연말 이후 가동 계획이 없는 부평2공장에 대한 미래발전방안 중 하나로 전기차 생산라인 유치를 제안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친환경 자동차 흐름에 따라 부평2공장 등 한국지엠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전기차 유치보다 회사 재무구조 개선 등을 우선시하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에 열린 12차 교섭에서 노조 관계자는 “수입 할당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도 중요하다. 노조에서는 산자부 등 방문하고 간담회 진행하며 전기차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전기차 유치 노력은 회사 재무 목표 달성이 중요하다. 노사가 협력해 수익 달성이 첫 번째 목표다. 현재 초점은 신차의 성공적 출시”라고 답변하며 부평2공장 전기차 유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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