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발한 먹이사냥 확인
활동 반경 사업지구와 겹쳐
“이대로 개발땐 서식지 파괴”
환경운동聯, 철회요청 계획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이 정부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의왕군포안산 공동주택지구' 예정지와 인접한 왕송호수에서 수달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위쪽은 왕송호수 전경. 아래쪽 왼쪽은 수달이 먹다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생선대가리. 오른쪽은 수달의 배설물.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정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인근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먹이활동 흔적이 발견됐다. 이대로 도시개발을 진행할 경우 서식지가 파괴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환경보호단체는 국토부 등을 상대로 사업계획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10일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의왕시 왕송호수 인근은 정부 3기 신도시 사업이 예고된 곳이다. 이곳에서 수달의 먹이활동 흔적과 배설물이 발견됐다.

실제 이날 오전 환경운동연합 이연숙 활동가와 함께 왕송호수 인근을 돌아보자 금세 수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는 생선 대가리부터 오래전 먹고 버린 생선뼈, 돌 위에 놓인 배설물 등이 있어 최근까지도 활발했던 먹이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달은 너구리와 달리 딱딱한 생선 대가리와 뼈는 먹지 않는다. 또 손재주가 좋아 부드러운 살 부분만 발라내 먹는다.

발견된 생선 대가리도 아가미 바로 아랫부분까지 알뜰히 살이 발라져 있었다.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피도 마르지 않았고 비린내도 나지 않았다.

이연숙 활동가는 마른 생선뼈와 배설물은 이전 탐사에서도 발견됐지만, 방금 먹은 듯한 물고기를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과거 왕송호수에서 수원시로 흘러가는 황구지천에서 수달 서식이 확인된 후 꾸준히 이 일대에서 흔적을 찾아 왔다. 그러다 지난 1월과 2월 탐사에서 생선뼈 등을 발견하고 수달 전문가라 불리는 최종인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씨는 과거 안산환경운동연합과 시화호 지킴이 등으로 활동하고 한강에서 수달을 발견하기도 했었다. 최씨는 왕송호수 인근을 샅샅이 뒤져 6곳에서 수달의 배설물과 먹이활동 흔적 등을 발견했다.

최씨는 “수달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최소 3마리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왕송호수 인근에는 너구리도 많긴 하지만, 너구리는 뼈를 다 씹어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수달의 흔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왕송호수는 하천과 이어져 호수 중앙에 수풀로 된 섬이 있는 등 수달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며 “호수 중앙을 탐사해보면 훨씬 더 많은 흔적과 수달의 보금자리 등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야행성이다. 밤이면 최대 7.5㎞ 반경을 돌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

수달의 활동반경은 정부가 지난해 8월 30일 3기 신도시로 발표한 의왕군포안산 공동주택지구 부지와 겹친다. 사업 진행 시 서식지가 파괴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토교통부 등에 사업철회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연숙 활동가는 “의왕군포안산 공동주택지구 예정지는 94%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곳”이라며 “인간의 탐욕으로 서식지를 파괴하는 개발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관련기사
3기 신도시 '졸속 환경영향평가' 파장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공공주택지구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인근 생태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등 보호종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3월 11일자 6면 3기 신도시 '의왕군포안산' “수달이 산다”>환경단체는 “사업추진을 전제로 한 전략영향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14일 경기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8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지를 대상으로 생 왕송호수 관찰카메라 '수달' 찍히면, 3기 신도시 타격 정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인근 왕송호수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확인하는 최초의 전문적 조사가 이뤄진다.▶ 인천일보 3월11일자 6면 : '3기 신도시 '의왕군포안산' “수달이 산다”'18일 경기연구원 등에 따르면 경기연구원 김한수 연구위원팀은 지난달 말 왕송호수 인근에 센서카메라 3대를 설치했다. 카메라는 설치된 위치에 24시간 동안 움직임을 포착하고 사진을 찍는 일종의 관찰카메라다.카메라는 수달 서식 확인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팀은 왕송호수 인근 수달의 먹이활동 흔적과 분뇨가 [뉴스 인사이드] 정부 '3차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강행하나 정부가 주민·환경단체와 1년 가까이 첨예한 갈등을 빚은 경기지역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계획대로 강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전투기 소음'이나 '그린벨트 훼손' 등 문제를 사실상 일축한 결과여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인천일보 3월11일자 6면 '3기 신도시 '의왕군포안산지구' “수달이 산다”', 3월28일자 1면 '군 소음 지역 '개발 논란'' 기획보도 등>24일 화성시 등 관계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화성·의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