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 올 들어 10회 발령

 

'미세먼지 공습 경보'가 일상화되고 있다.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는 어느새 '생존용품'이란 인식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공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는 언제쯤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27일 환경부 대기환경정보 에어코리아와 인천시에 확인한 결과, 해마다 인천지역에선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는 모두 10번 발령됐다. 같은 기간 7번 발령된 전년 보다 조금 늘었다. 2017년과 2016년엔 발령 건수가 각각 3건에 불과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는 시간당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각각 '매우 나쁨' 기준치인 75㎍/㎥, 150㎍/㎥ 이상인 상태로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시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찬 공기 유입이 차단돼 대기가 정체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데다 중국·몽골 등 국경을 넘어온 월경성 대기오염물질도 늘어났다"며 발령 횟수가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한국기후변화학회 최근호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위쪽에 고기압이 자리잡고 북극의 찬 공기 유입을 막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김미경 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자동차·건설장비 노후화로 비산먼지 발생량이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타국으로부터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대기 순환 기능을 했던 북풍의 유입 감소로 대기 정체 현상이 일어나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잦은 미세먼지 경보로 대중적 인식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련기사 3면

미세먼지가 인체에 오래 축적되면 호흡기뿐 아니라 뇌와 심장,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특히 미세먼지보다 오염원 입자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체내에 유입될 경우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허파꽈리)까지 침투해 혈관을 타고 혈심장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다만 시는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 요소로 거론했다.

시 관계자는 "낡은 차와 선박, 건설기기, 발전소 등 주요 오염원 규제를 강화하고 도로 진공흡입차·살수차 투입과 비산먼지 억제제 살포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줄고 있다"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미세먼지 공포가 급격히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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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일상'이 된 미세먼지-주변국과 감축 협약 맺고 오염원 줄여야 푸른 하늘 되찾아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선 중국과 몽골 등 국내 대기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국과 함께 국제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아울러 녹지를 확충하거나 발전소·항공·항만·비산먼지로부터 나오는 먼지를 크게 줄이는 등 시정부 차원의 오염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조석연 인하대 교수는 27일 "미세먼지 감축은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작정 중국에 미세먼지를 줄이라고 요구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외교를 통해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미세먼지 개선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