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벤치 정명원 고집하다 상황 악화

LG 송유석 투입 적절… 8회 위기 진화

 누가 봐도 마운드에서는 현대가 한수 위의 상황이었다.

 여력이 없었던 LG는 2차전 선발로 나섰던 최향남을, 여유있는 현대는 2차전 승리투수 정명원을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날의 승부는 공교롭게도 벤치의 마운드 운용에서 갈렸다.

 정명원은 이날 1회말 2사후 솔로홈런을 허용한뒤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2회말에 들어 선두타자 김동수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정명원은 다음 타자인 서용빈의 번트를 확실히 처리치 못해 추가점을 허용한뒤 상황을 악화시켰다.

 그리고 이제껏 무안타에 그쳤던 이병규마저 볼넷으로, 이종열타석때는 폭투까지 범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결과론이지만 투수 교체시기는 좌타자인 이병규 타석 때였다. 정명원이 우완인데다 난조의 기미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서도 현대벤치는 정명원을 고집했고 1사 2, 3루 상황에서 정명원은 역시 무안타를 기록중이던 안상준에게 득점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LG의 투수교체는 적절했다.

 물론 역전의 위기를 맞았던 8회초에는 앤더슨의 투입으로 화를 자조할뻔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LG는 7회초 현대공격때 대타로 좌타자인 김광림이 나오자 볼카운트 1-1에서 호투하던 최향남을 과감히 교체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또 8회 앤더슨의 난조로 1사 만루의 상황이 되자 경험 많은 송유석을 투입, 병살처리로 진화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두터운 마운드에 자신감이 넘치던 현대와 투수난에 허덕이던 LG의 5차전 승부는 마운드의 큰 차이에도 불구하고 투수 교체시기에서 명암이 갈린 것이다.

 더욱이 현대로서는 3차전과 마찬가지로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투입된 위재영의 눈부신 호투가 더욱 아쉬움을 준 한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