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2사단 앞서 삭발하고 사형 퍼포먼스까지 눈물로 호소

정부가 약속 외면하면 격렬한 몸부림으로 필사적 투쟁 예고
▲ 동두천시민들이 정부가 약속한 지원대책 이행 촉구를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동두천시

동두천시민 2000여명이 18일 미2사단 앞에서 정부를 향해 지원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김성원 국회의원을 포함해 박형덕 동두천시장, 김승호 동두천시의회 의장, 시·도의원도 시민들과 함께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열린 대규모 시민 참여 집회는 지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집회는 동두천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주도했다.

범대위는 “2014년 정부의 일방적인 미2사단 잔류 결정에 반발한 동두천을 달래고자 정부가 동두천의 대정부 건의안을 전격 수용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대부분 지켜진 게 없고, 남은 것은 철저한 외면과 무관심이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상식과 공정이 통하지 않는다면 청년들과 미래 세대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며 “어린아이도 철석같이 지키는 약속을 정부는 왜 지키려 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심우현 범대위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지난 10년간 단언컨대 동두천 시민을 한 번도 배려한 적이 없으며, 배려는커녕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이제 정부는 격렬한 몸부림을 동반한 동두천 시민의 필사적 투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지난해 12월 동두천시민들이 용산 국방부를 찾아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불과 일주일 후 미군 기지 반환 명단에서 동두천은 쏙 빠졌다”면서 “같은 것은 같게 하는 것이 공평과 정의인데, 이제부터 진정성과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 동두천시민들이 미2사단 앞에서 10년 전 약속을 안 지킨 정부를 향해 지원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동두천시

시민들의 주도로 진행된 집회는 동두천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듯 다양한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심우현 범대위 위원장과 시민들의 삭발식에 이어 사형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정부에 의해 밑바닥으로 내팽개쳐진 동두천, 그리고 정부의 철저한 외면 속에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담아 동두천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거다.

궐기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미2사단을 출발해 보산동과 중앙동 일대를 걸었다. 10년 전 궐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인데, 시민들은 시가행진을 통해 하나 된 마음으로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범대위는 ▲10년 전 정부 약속 이행 ▲평택과 같은 동두천 특별법 제정 ▲동두천 국가산업단지 국가 주도 개발 ▲경기 북부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과대학 설립 ▲동계 스포츠의 도시이자, 최적지인 동두천에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등 다섯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동두천=김태훈·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