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토젠 미생물 및 메탄자화균.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가운데 식물과 남세균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식물과 남세균이 전부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 자원관에서는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은 해법은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는 능력을 가진 미생물을 찾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메탄 생성 고세균과 이산화탄소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하는 아세토젠은 이미 온실가스를 줄이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우리가 주목한 것은 아세토젠이다. 아세토젠은 동물의 소화기관이나, 강·호수의 퇴적층과 같이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로 1900년대 초반에 발견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미생물은 이산화탄소를 연료·의약품 등으로 활용 가능한 에탄올, 아세트산과 같은 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

아세토젠 미생물은 우리가 처음 발견한 것은 아니며 해외에서 먼저 발견하였는데, 최근 미국 기업 란자텍은 아세토젠 미생물을 활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그리고 중국, 인도, 벨기에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상업화를 확대하여 탄소중립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자원관 연구진도 최근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아세토젠 미생물인 스포로무사 스패로이데스를 국내 동물 분변에서 발견하였다. 놀랍게도 이미 상용화된 해외 아세토젠 미생물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눔보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두 배 이상 뛰어난 것을 확인하였다. 단순한 미생물 발견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활용하여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자원관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로 알려진 메탄 저감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고 연구를 시작했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널리 알려진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21배나 높을 정도로 지구 온난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메탄을 줄일 수 있다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탄은 각종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기체인데, 인간의 행동과 관련하여 60% 정도가 발생하고 나머지는 자연에서 발생한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주로 습지, 매립지 등에서 발견되는 미생물 중 메탄을 분해하는 미생물인 메탄자화균을 찾아냈다. 메탄자화균은 메탄을 연료로 이용 가능한 메탄올로 전환하며,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로 알려진 PHB도 생산한다. 그동안 메탄의 저감과 활용을 위하여 다양한 메탄자화균을 확보했고 올해부터 메탄을 메탄올, PHB 등의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앞으로 지금까지 확보한 메탄자화균을 활용한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일상생활과 다양한 경제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예측되는 영향의 정도가 워낙 심각하기에 과거에 '기후변화'라고 부르던 것을 최근에는 '기후 위기'라고 고쳐서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하여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우리 자원관에서는 미생물에서 탄소중립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시기에 우리의 노력이 열매를 맺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
▲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