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넘어 국제 축제로 시민 곁에 성큼

대한민국 절체절명 위기서 구한 역사적 가치 재조명 차원 총 27억3700만원 투입
14~19일 팔미도 근해 기념식·다국적군 재연…'가요무대' 공연·거리행진 등 진행
▲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6·25 전쟁은 이념 문제로 세계가 두 동강 난 후 대결한 첫 사례다. 그만큼 진영 논란은 무섭고, 잔인하다. 한국전쟁으로 수백만 국민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만 국군과 유엔군이 전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6·25 전쟁의 판도를 바꾼 것은 단연코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이다. 코드명 크로마이트 작전(Operation Chromite)이 성공했기에 더는 이념 분쟁으로 세계가 분투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보다 더 귀하고 중요한 게 인천상륙작전이다. 올해 73주년을 맞아 인천상륙작전이 단순히 '기념'을 위한 행사가 아닌 평화와 안보, 인천시민과 세계가 주목할 6·25 전쟁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인천시와 정부가 73주년을 맞은 인천상륙작전을 국제행사로 승격시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평화기원)행사 범시민 추진협의회'를 출범했다.

시는 “추진협의회가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국제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함에 따라 출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원으로는 지역을 대표한 75명이 위촉됐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인식 전 해병대 사령관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위원 중 7명이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유 시장은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올해부터는 그 가치를 되새기고 재조명하는 의미로 대규모의 주간행사로 개최된다”며 “오는 2025년에는 인천상륙작전이 국제행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추진협의회 위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꼭 필요한 만큼 앞으로 협의회 위원들의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9월14일부터 19일까지 기념식, 상륙작전 재연·에어쇼, 국제포럼 등이 진행된다. 또 평화 축제, 음악회, 그림그리기 등이 펼쳐진다.

시는 “그동안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을 초청하는 형식의 일회성 단순 행사에 그쳤던 9·15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제73주년이 되는 올해부터는 기념주간(9.14.~9.19.)을 정해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 참전용사 거리행진. /사진제공=인천시
▲ 참전용사 거리행진.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상륙작전, 묻고 답하다

인천시가 올 인천상륙작전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을 알렸다.

시는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인천을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적 결집의 장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한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며 “이에 올해부터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행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규모 행사답게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행사는 국비를 중심으로 상당액의 시비가 투입됐다. 대부분 사업비는 해군이 집행하고, 인천시는 각종 부대행사 등에 세금을 쓴다.

시는 “국비 19억8000만원, 시비 7억5700만원 등 모두 27억3700만원을 들여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한다”며 “해군본부와 합동으로 국내·외 참전용사와 전국 보훈단체장 및 재외동포를 초청해 함선에 탑승 후 팔미도 근해로 출항하여 기념식을 실시하고 인천상륙작전 재연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에 “해군 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월미도 원주민 희생자위령비 헌화·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 호국보훈 거리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위령비 헌화' 행사를 통해 전쟁의 한 복판에서 고통을 겪은 민간인들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명맥으로만 유지됐다. 올해부터 시와 정부가 대규모 행사를 하고 싶은 이유는 뭘까.

시는 “전에는 총사업비 2억원 내외의 예산으로 기념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그동안 참전용사의 명예 선양 및 전승 기념식 등 단편적인 기념행사 위주로 간소하게 진행했다”는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인천상륙작전은 단순 전쟁의 승리가 아닌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세계사적 업적”이라며 “시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인천을 국제적 평화와 외교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여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희생을 영구히 기리며 기억하고 미래 비전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미·중 갈등을 비롯한 외교적 상황 때문에 일부에서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며 “'인천상륙작전 행사(평화기원) 범시민추진위원회' 등을 통해서 이것은 단순 전쟁의 승리가 아닌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작전으로서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재조명하여 인천이 국제적 평화와 외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 /사진제공=인천시
▲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 /사진제공=인천시

▲73년 전 9월15일, 인천 앞바다

73년 전 9월15일 오전 9시30분, 인천 월미도, 팔미도 등 인천 앞바다는 치열했던 그날이 펼쳐진다. 함정·항공기, 장병 약 3300명 등이 직접 '인천상륙작전'을 재연한다.

시와 정부는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의 서막은 해군 상륙함 노적봉함(LST-Ⅱ·4900t급)이 선봉에 서고 그 뒤를 천왕봉함(LST-Ⅱ·4900t급) 등이 따르는 것”이라며 “우리 해군의 재연 행사를 대형수송함 독도함(LPH·1만4500t급)에 동승한 국민참여단 등 1600여명이 참관한다”고 했다.

해군 함정이 인천 앞바다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어 우리 해군·해병대가 뒤따른다.

우리 해군·해병 장병 3300명은 각각 함정 20척, 항공기 10대 등에 나눠탄 후 인천 앞바다에 상륙한다.

이들은 상륙 준비, 기뢰 대항 작전, 팔미도 등대 점등, 해상 화력 지원, 해상 돌격, 공중 돌격, 상륙 목표 해안 확보 등 순서로 73년 전과 같은 인천상륙작전을 선보인다. 재연 행사에는 우리 군뿐만이 아니고, UN군으로 함께한 작전의 주축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도 함께 한다. 미국에서는 해군이 강습상륙함, 캐나다는 해군 호위함이 나선다.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인 14∼19일 인천 앞바다는 그야말로 축제다.

시는 기념 주간에 전승기념식과 재연 행사를 비롯해 KBS 특집 '가요무대' 공연, 영화 '인천상륙작전' 상영, 호국보훈 거리 행진 행사, 한국전쟁 참전국 주한 외교대사 초청 행사, 음식문화박람회, 해군 함정 공개 행사, 이북도민 문화축제, 인천국제안보회의 등을 한다.

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참전국 주요 정상들을 초청하는 국제적 행사로 격상할 예정”이라며 “기존 군사적·지역적 성격의 행사를 국제 행사로 발전시키려면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미래 지향 가치를 발굴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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