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출동./인천일보DB
▲ 경찰 출동 자료화면./인천일보DB

김해의 한 야산에 10대 자녀 2명을 데려가 잠들게 한 뒤 살해한 50대 친부가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침묵을 깼다.

30일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친부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평소 모친인 70대 B 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괴롭히고 학대해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자기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으나 자녀들이 남을 경우 B 씨에게 계속 학대받을 것이 우려돼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는 A 씨 본인 진술에 의한 것일 뿐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A 씨 여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A 씨는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차례 병원에 다니며 수면제도 미리 구했으며,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 역시 마지막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였다고 A 씨는 밝혔다.

A 씨는 범행 전 자녀들과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오갔으며 범행 전날엔 부산에 들러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보여주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씨는 28일 새벽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 속 차량에서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잠들게 한 후 살해, 범행 당시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 씨는 살인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후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경찰이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입을 열었고, 이어진 조사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채무나 경제적 문제 등에서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모친인 B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A 씨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프로파일러도 동원해 A 씨의 심리적 상태를 바탕으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