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베이징 한 전광판에 나오고 있는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보도 화면./사진=AP, 연합뉴스

지난 2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놓고 중국 측이 연일 강한 반발로 대응하며 중일 간 갈등이 점점 더 가열되는 모양새다.

29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대화를 통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설득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던 일본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의 중국 방문이 갑작스레 연기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중국에선 일본대사관과 일본인학교에 돌이나 벽돌 파편, 계란 등이 날아오는 사건이 발생하고, 오염수 방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본인 단체나 개인에게도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온라인상에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치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중국에 있는 자국민과 공관의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일본 측이 문제를 제기한 항의 전화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무성 한 간부는 "중국에서 처리수(일본 정부의 오염수에 대한 공식 명칭)에 대한 불안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고, 중국 정부가 움직일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자국 내 매체에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정권이 온라인상에서 확인되지 않은 일본 측에 대한 비판과 제품 불매 독려를 묵인함으로써 이를 외교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일본 매체들은 전망했다.

야마구치 대표의 중국행이 미뤄지면서 다음 달과 11월에 개최되는 다자 국제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던 일본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장 다음 달 초순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맞춰 추진돼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의 회담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정부는 많은 나라로부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는 점을 널리 알려 중국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태평양 섬나라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높은 투명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실 등을 중국 측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한국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북한,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러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사실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일본이 모든 당사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똑바로 보고 핵 오염수 해양 배출을 즉각 중지하며 이웃 나라들과 협상해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핵 오염수를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한 만큼 두 나라 사이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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