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디마을 - 남뒤3거리 - 남디로
마시안해변 - 마시란로 등 제각각
주민들 “혼선 막기 위해 정비를”

인천 중구 영종도 운서동에 있는 '넙디' 버스 정류장. 넙디란 '넓은 마을'을 뜻한다.

개발 전 탁 트여 있던 영종도 모습에서 생겨난 지명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명도 '넙디로'다.

그런데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는 넙디가 좀 다르게 쓰인다. 단지와 마주한 공원 입구에는 '넙뒤공원'이란 푯말이 세워져 있다.

영종도 내 각종 지명들이 통일성 없이 각각 다른 이름으로 표기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0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공공기관에서 쓰는 영종지역 지명조차 제각각인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용유동 '마시란'이 대표적이다. '말 안장'이란 뜻에서 파생한 것으로 전해진 이 낱말을 두고 중구는 '마시안'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지역 바다도 '마시안해변'이다. 하지만 이 일대 도로에는 '마시란로'란 이름이 붙었다.

운북동 선착장 '예단포'도 마찬가지다. 구에서는 '예단포'로 쓰고 있지만 영종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는 '여단포' 중대다.

넙디마을 옆 '남디마을'도 비슷한 상황인데 이 마을 도로명은 '남디로'지만 마을 내 버스 정류장 명칭은 '남뒤3거리'다.

이는 그간 입으로 전해져 오던 지명들이 도시 개발 과정에서 행정 용어로 편입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혼선을 막기 위해 지명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넙뒤공원에서 만난 최모(63)씨는 “넙디마을은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넙뒤'는 처음 들어 어색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정겨운 느낌이 든다”면서도 “외부인들이 볼 땐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도시 개발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이며 주민들 혼선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에 명칭을 붙일 때는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을 정하는 절차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