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대표 관광지인 광명동굴은 1912년도부터 1972년도까지 약 60년 동안 금, 은, 동, 아연 등을 채굴했던 광산이었습니다. 1972년 폐광 후 새우젓 저장 창고로 쓰였던 이곳은 2011년 광명시가 매입해 '동굴테마파크'로 탈바꿈시켰는데요. '동굴'이라는 이색적인 공간 특성을 문화 예술 콘텐츠와 결합해 만들어낸 문화 창조 공간, 한 번 만나러 가보실까요?
영화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이 한국에 있다?
세계서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가상의 외계 행성 '판도라'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면 믿으시겠나요? 바로 광명 동굴에서 말입니다.
동굴 입구 바람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웜홀 광장'은 판도라 행성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공간으로 현재 '광명동굴 케이브 판타지아'를 주제로 어둠 속 밝게 빛나는 LED 조명과 뉴미디어 기법을 이용해 각종 빛의 작품과 빛의 생명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동굴 속에도 예술의 전당이?…특별한 울림, 그리고 더 커진 감동
광명동굴 안에서 일반인 관람 가능 범위의 공간 중 규모가 가장 큰 장소는 바로 '동굴 예술의 전당'입니다. 과거 광물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동굴 속 '동공(동굴 내부에 비어있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금이나 은과 같은 광물들을 캐다 보면 유독 광물이 많이 나오는 곳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공간의 범위를 계속해서 채굴해 들어가다 보면 동굴 내부가 점점 더 깊고 넓어져 동굴 안에 커다란 ‘동공’이 생기는 것이죠.
과거엔 광부들의 대피소 및 휴식공간으로 쓰였던 '동굴 예술의 전당'은 현재 동굴의 공간적 차별성을 활용한 하나의 공연장이 되었습니다.
높고 커다란 '동공' 속 울림의 특성을 이용하면 똑같은 음악을 틀어도 더 웅장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6월 30일 밴드 루시(LUCY)가 LG 휘센과 함께 동굴에서 이색 콘서트를 펼쳐 큰 호응을 얻기도 했죠.
이런 장점을 활용한 음악회뿐만 아니라 높은 암벽에 빛을 투사하여 공연하는 미디어 파사드 쇼 등 동굴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미디어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동굴 속 작은 호수…깊이를 알 수 없어 더 신비롭다
광명동굴 안을 한참 걷다보면 지하 2레벨에 도달하게 되는데요. 이곳엔 지하암반수로 가득 찬 호수가 있습니다. 사실 기존 호수는 물이 더 넓고 깊이 차올라 있었지만 관람객의 안전을 고려해 기존 호수에서 물을 조금 퍼내고 불빛을 밝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빛이 언제 가장 아름다울까요? 주변이 어두울 때 제일 아름답습니다."
광명시 문화관광해설사 조미영 씨는 어둠과 빛의 공존으로 동굴의 아름다움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고' 높이의 미디어타워가 맞이하는 광명동굴
광명동굴 외부에는 가로 3면 16m, 세로 22m의 국내 최고 높이의 LED 미디어 타워가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태블릿으로 촬영한 사진을 LED 미디어타워에 송출해 볼 수 있는데요. 관람객들과 함께 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하는 거죠.
또,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예술작품·사진 등 폭넓은 영상 콘텐츠를 시연할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명동굴은 더 이상 역사적인 의미만 담고 있는 관광지에 그치지 않고, 최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예술 콘텐츠를 공간과 결합시켜 공간 그 이상의 가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시원한 장소를 찾다 광명동굴을 방문했는데요. 볼거리가 많아 정말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광명동굴을 찾았다는 박선영 씨는 생각보다 동굴 온도가 더 낮아 추웠다며 웃어 보였는데요. 함께 온 김경희 씨 역시 "동굴 속에서 광부들의 역사를 마주하며 그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볼 수 있어 신기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화예술 콘텐츠와 결합하여 재탄생한 광명동굴에서는 동굴의 역사, 미디어 아트, 아쿠아리움, 동굴 VR 체험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요란했던 장마가 끝이 나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번 휴가는 사계절 내내 12도를 유지하는 천연 에어컨 '동굴'이 어떠신가요.
/글·영상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김연호 인턴기자 ho0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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