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서울대 미학과 학생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던 이탈리아 유명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품 '코미디언'의 바나나를 먹어 논란이 됐던 것, 기억하시나요.

당시 전시됐던 작품 속 바나나가 무려 1억 5천만 원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었는데요.

금기를 깨는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의 전시였던 만큼 리움 미술관 측은 당시 새 바나나로 교체하고 학생 측에 손해배상 청구는 하지 않았지만 으레 우리 사회엔 통상적으로 지켜져야 할 규칙, 또 어기면 안 되는 '금기'가 분명히 존재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습니다.

그런데, 이 '금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전시가 나타났습니다.

금기가 없는 전시를 표방한 팀보타展 탐화림 지금 소개합니다.

 

'보타니컬 아트'를 들어보셨나요?

▲지난 5월부터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탐화림' 전시.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식물과 꽃을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 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타니컬 아트라고 합니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아티스트그룹 팀보타(TEAMBOTTA)에서 첫 번째 시리즈 전시 ‘탐화림’을 인천 송도트리플스트리트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팀보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50톤 이상의 꽃과 식물을 단순히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살아있는 꽃과 나무의 향기를 맡고 직접 모래밭을 밟고 걸으며 오감으로 느끼는 전시. 또, 미디어 아트까지 가미해 시각과 청각까지 몰입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갈망하나요?…한 인간의 욕망에 대해 '탐(貪)'

▲탐화림 전시 총괄 기획자이자 팀보타 파운더 양준보 이사.

“탐화림 전시의 주제는 ‘탐욕’입니다. 저희는 그것이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팀화림 전시 총괄 기획자인 양준보 씨는 이번 전시를 통해 "화림(花林 꽃과 나무) 속에 숨어 있는 본인의 탐욕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인들은 나 자신을 보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화림(花林) 속에선 '이기적으로' 나만을 생각하는 거죠"

‘탐욕이 과연 나쁘기만 한 마음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를 관람하며 관람객들은 숲에서 오롯이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만 갖게 됩니다.

 

"금기 없는 전시, 그게 팀보타전 입니다"

 

흔히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관람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있죠.

1. 작품을 손으로 만지지 마세요

2. 사진 찍지 마세요

3. 뛰지 마세요

여러분은 시각으로만 마주하는 작품이 충분히 와 닿으셨나요?

팀보타는 그 한계를 깨고자 했습니다.

▲총 7개의 구간으로 700평 남짓의 전시 공간.

'탐화림'에서는 1관부터 7관까지 준비된 모든 작품을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데요.

”도심 속 숲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금기가 있으면 안 돼요."

양준보씨는 관람객들이 오감을 통해 전시회의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꽃과 나무를 직접 만져봄으로써 자연을 조금 더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써요."

-영화 ‘안나’ 중-

자신의 마음속 간절한 열망을 숨긴 채 틈 없이 살아내는 건 쉽지 않습니다. 탐욕을 숨긴 체 살아가다 보면 그런 마음들로 인해 마음의 병을 얻게 되죠. 자신을 보듬어줄 시간이 필요하다면 마음속 ‘탐욕’을 마주하고 털어놓을 순간은 지금, 탐화림 입니다.

/글·영상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김연호 인턴기자 ho0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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