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하늘에 빛 흔적을 남긴 스타링크X 인공위성의 운항 궤적./사진=EPA, 연합뉴스

몇년 뒤 밤하늘에서 별 보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8천여 개로 3년 전인 2019년에 비해 4배로 급증했다.

세계 각국이 인공위성 발사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면서 앞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증가할 것이라 예측된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는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군집위성 4만4천 개를 쏘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 전 세계적으로 약 40만 개의 저궤도(LEO) 위성이 이미 승인된 상태다.

각종 금속물질로 뒤덮인 인공위성은 햇빛을 지구로 반사하게 되는데, 이는 광학 망원경을 통한 천문학자들의 천체 관측에 방해가 된다.

게다가 인터넷 신호를 쏘는 위성의 경우 전파 망원경 작동에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 데이비스)의 토니 타이슨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2030년 어두운 곳에 가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매우 섬뜩한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운을 뗐는데 "움직이는 인공위성으로 하늘이 가득할 것이며, 캄캄한 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이제 아주 적을 것"이라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 별보다 환한 밤하늘의 스페이스X 인공위성 움직임./사진=EPA,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지난주 영국 왕립천문학회(RAS)와 영국우주국(UKSA)은 '어둡고 고요한 하늘'이라는 주제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규제 필요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로버트 매시 RAS 부국장은 "전 세계는 우주 공간 사용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보고 있다"며 "2030년까지 실제로 우린 수십만 개의 인공위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시 부국장은 "이런(수십만 개의 인공위성으로 뒤덮인) 하늘에서는 외계 문명이 지구로 신호를 보내온다 한들 이를 감지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인공위성의 움직임은 자연경관을 파괴하는 문화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칠레 중북부의 산악지대에 설치된 베라 루빈 망원경, 미국 항공우주국(NAS)이 운영하는 허블 망원경 등은 인공위성으로 인해 천체 이미지를 제대로 촬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 인공위성들이 작동을 멈추고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하여 연소할 때 발생하는 불길도 문제로 지적된다.

스페이스X 등 위성 업체들은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 코팅과 같은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공위성 숫자 자체를 제한하고, 작동을 멈춘 위성을 궤도에서 제거하는 것을 발사 업체에 의무화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 도입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